"사랑받지 못한 소녀는 살인마가 되었습니다."
사랑받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욕망이 충족되지 못했을 때, 한 인간이 어디까지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을까요?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유리고코로'는 이 질문에 대한 충격적인 답을 제시합니다. 주인공 료스케는 약혼녀의 실종과 아버지의 병세 악화로 절망에 빠집니다. 우연히 아버지 서재에서 발견한 낡은 노트에는 ‘미사코’라는 이름의 한 소녀가 남긴 끔찍한 기록이 담겨 있었습니다. 사랑받지 못해 불안에 떨던 소녀는 마음의 안식처를 찾기 위해 살인 충동을 느끼고, 여러 남성을 먹잇감으로 삼는 잔혹한 삶을 이어갑니다.
그러던 중, 미사코는 한 남자를 만나게 되고, 그와의 사랑을 통해 처음으로 죄책감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그녀는 살인마의 삶을 버리고 그와 결혼해 아이를 낳고 행복을 꿈꾸지만, 과거의 그림자는 그녀를 놓아주지 않습니다. 자신의 과거가 발각될 위기에 처하자, 그녀는 가정을 지키기 위해 다시 살인을 저지르는 극단적인 선택을 합니다.
이 노트의 주인공이 다름 아닌 자신의 어머니 미사코라는 사실을 알게 된 료스케. 그리고 약혼녀를 구하러 간 곳에서 미사코의 도움을 받게 되면서 모든 진실이 드러납니다. 미사코는 평생 '유리고코로', 즉 '마음의 안식처'를 찾아 헤맸던 것입니다. 그녀의 잔인한 행동은 결국 사랑을 갈망했던 한 인간의 불안한 여정이었고, 그녀의 마지막 선택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일본의 미스터리 소설가 누마타 마호카루(沼田まほかる)의 동명 소설 '유리고코로'를 원작으로 합니다. 누마타 마호카루는 늦깎이 작가로 50대 후반에 데뷔해 ‘누마타 마호카루 붐’을 일으킨 인물입니다. 그녀는 주부, 승려, CEO 등 독특한 이력을 거쳐 글을 썼으며, 인간 내면의 어둡고 복잡한 감정을 다루는 데 탁월하다는 평을 받습니다. 2011년에 출간된 소설 '유리고코로'는 출간 즉시 평단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서늘하고 충격적인 내용 전개와 깊이 있는 심리 묘사로 '오야부 하루히코 대상'을 수상하며 미스터리 소설 팬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소설의 인기에 힘입어 영화화가 결정되었고, 쿠마자와 나오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쿠마자와 나오토 감독은 섬세한 감정선과 미장센을 살리는 연출로 유명합니다. 그는 소설 속 살인자의 내면을 다룬 어둡고 잔혹한 이야기를 영상으로 어떻게 풀어낼지 많은 기대를 모았습니다. '유리고코로'의 핵심 인물인 '미사코' 역에는 요시타카 유리코가 캐스팅되었습니다. 밝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알려져 있던 그녀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은 개봉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죠. 또한, 주인공 '료스케' 역은 마츠자카 토리가 맡아 복잡한 심리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해냈습니다.
영화는 소설의 충격적인 줄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시각적이고 감성적인 연출을 더해 원작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합니다. 원작 소설이 지닌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스크린에 성공적으로 옮겨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유리고코로'는 잘 만들어진 원작 소설의 힘과 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표현해낸 감독, 그리고 배우들의 열연이 어우러져 탄생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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