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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The Devil Wears Prada, 2006), 코미디, 드라마

by 모락모~락 2025.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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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줄거리

앤드리아 색스(앤 해서웨이 분), 일명 앤디는 작가가 되기를 꿈꾸는 평범한 대학 졸업생입니다. 저널리즘에 관심이 있지만, 아무 경력도 없는 상태로 뉴욕에 입성합니다. 직업을 구하던 중 우연히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션 잡지 '런웨이(Runway)'의 편집장 미란다 프리슬리(메릴 스트립 분)의 비서직에 지원하게 됩니다. 앤디는 패션에 별 관심이 없고, 캐주얼한 차림으로 인터뷰에 나타났지만 그녀의 지성과 끈기를 본 편집장 미란다에게 채용됩니다. 주변 사람들은 이 자리를 '수많은 문을 열어줄 기회'라고 말하지만, 동시에 '악마 같은 보스 밑에서 견디기 어려운 직업'이라 경고합니다. 미란다는 냉혹하고 요구가 끝도 없는 상사입니다. 앤디는 처음에는 업무에 어려움을 겪고, 연일 야근과 스트레스에 시달립니다. 미란다는 사소한 실수에도 호통을 치고, 앤디의 패션감각도 끊임없이 조롱합니다. 앤디는 점점 직장에 적응해가며, 패션계의 동료인 나이젤(스탠리 투치 분)의 도움을 받아 옷차림을 바꾸고, 외모와 태도에 큰 변화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녀는 미란다의 일정 관리부터 가족 행사까지 책임지는 등 중요한 업무를 척척 해내기 시작하고, 점차 인정받게 됩니다. 앤디는 커리어 면에서 큰 성장을 이루지만, 그 과정에서 연인 네이트와의 관계가 소원해지고, 친구들과도 멀어집니다. 그녀는 직장에서는 더 이상 ‘평범한’ 자신이 아니게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한편 미란다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동료들을 이용하거나 배신하는 냉혹한 전략을 사용합니다. 앤디는 미란다의 이런 모습에 실망하지만, 동시에 그 세계의 현실과 복잡한 인간관계를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파리 패션 위크 출장 중, 앤디는 미란다가 자신에게 의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당혹감을 느끼고, 미란다가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을 희생시키는지를 목격하게 됩니다. 결국 앤디는 그 세계가 자신이 원하던 삶이 아님을 깨닫고, 미란다의 곁을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그녀는 파리에서 미란다의 호출에 응하지 않고, 휴대폰을 분수대에 던진 뒤 스스로 퇴사합니다. 앤디는 다시 언론계로 돌아가 인터뷰를 보러 가고, 그녀가 런웨이에서 일했던 경험은 오히려 강점이 되어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됩니다. 미란다는 겉으로는 무심한 듯했지만, 앤디의 성장을 인정하며 이직을 도와주는 편지를 써줍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사람의 시선 교환이 이어지고, 앤디는 미소를 지으며 떠나고, 미란다는 차 안에서 미소를 지은 채 앤디를 떠나보냅니다.

2. 시대적 배경

영화가 개봉한 2006년은 스마트폰과 SNS가 대중화되기 전, 전통적인 미디어(잡지, TV, 신문)가 여전히 중심이던 시기입니다. 특히 패션 잡지는 문화 트렌드의 첨단을 이끄는 매체로, 영화 속 런웨이(Runway)는 실제로 보그(Vogue)를 모델로 했고, 미란다 프리슬리는 당시 보그의 편집장 안나 윈투어(Anna Wintour)를 반영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전 세계 시장을 공략하면서 패션이 경제와 권력의 일부로 간주되던 시대였습니다. 영화는 뉴욕이라는 세계적인 패션 수도를 배경으로 하며, 샤넬, 프라다, 구찌, 베르사체 등 실제 명품 브랜드들이 등장합니다. 패션이 단순한 스타일을 넘어서 사회적 지위, 문화적 권력, 여성의 자립성과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시기엔 하이패션과 대중문화(셀러브리티, 미디어)가 밀접하게 얽혀 있었으며, 영화에서도 미란다의 힘이 단순한 잡지 편집장의 권한을 넘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앤디는 2000년대 젊은 여성의 이상적인 자아 – 진취적, 자율적, 커리어를 꿈꾸지만 삶의 균형을 고민하고  미란다는 유리천장을 뚫고 성공했지만, 냉혹한 경쟁 세계에서 감정을 억제해야 했던 여성 리더의 상징으로 표현됩니다.  당시 여성들은 점점 더 전문직으로 진출하고 있었으며, 커리어와 가정 사이의 갈등이라는 주제가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였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이메일, 유선전화, 도보 퀵서비스 등 지금과는 다른 아날로그 업무환경이 지배적입니다. 직장 내 위계, 장시간 노동, 개인 시간 침해 등 고전적인 직장문화가 사실적으로 그려지며, ‘꿈의 직장’이 실제로는 ‘악몽’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밀레니얼 세대가 사회에 진입하던 시기와 맞물려, 자신이 원하는 삶과 사회가 요구하는 성공 사이에서의 괴리를 표현합니다.

3. 총평

이 영화는 패션계의 화려한 겉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실제 디자이너 브랜드와 고급 의상, 런웨이 현장 등을 통해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앤디가 점점 세련되게 변모하는 ‘변신 서사’는 관객들에게 성장 드라마로서 만족감을 줍니다. 미란다 프리슬리는 단순한 '악마 상사'가 아닌,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캐릭터입니다. 냉혹해 보이지만, 그녀의 성공과 고립, 여성 리더로서의 고충이 미묘하게 드러납니다. 앤디 역시 "성공이 전부는 아니다"는 메시지를 통해 현실적인 성장 과정을 보여줍니다. 여성 중심 캐릭터들이 이야기의 중심에 있으며, 여성 간의 권력 구조, 연대와 갈등, 사회적 기대가 복합적으로 묘사됩니다. 패션이라는 ‘여성적’이라 여겨지는 영역에서 여성이 얼마나 강력한 주도권을 쥘 수 있는지도 잘 보여줍니다. 직장 문화, 워라밸(Work-Life Balance)의 부재, 관계의 희생, 정체성의 혼란 등은 지금도 유효한 사회적 주제입니다. 관객은 앤디의 성장과 미란다의 고독을 통해 성공이란 무엇인지, 나는 누구인가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일부는 여전히 패션계의 이면을 이상화했다는 평가도 있으며, 미란다의 독단적 행동에 대한 명확한 문제 제기가 부족하다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스타일과 스토리, 메시지를 모두 갖춘 작품으로, 패션을 매개로 한 진정한 자기 성장 드라마입니다. 단순히 ‘화려함’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꿈과 가치, 인간관계에 대한 깊은 고민을 이끌어내는 영화로, 시대를 넘어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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