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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19세기 미국을 뒤흔든 미스터리 실화: 도끼를 든 '리지 보든'과 하녀의 금지된 사랑

by 모락모~락 2025.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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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1892년 매사추세츠의 대부호 보든가에서 시작됩니다. 억압적인 아버지 앤드류와 계모의 싸늘한 시신을 마주한 딸 리지 보든의 모습은 충격 그 자체입니다. 완벽해 보이는 이 명문가에는 숨 막히는 비밀과 억압된 분위기가 가득했습니다. 특히, 리지는 아버지의 엄격한 통제 아래 자유를 박탈당한 채 살아가는 답답한 현실에 놓여있습니다. 그녀가 유일하게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곳은 헛간뿐이었고, 오랜 시간 길러온 비둘기들만이 그녀의 유일한 위안이었죠.

이 답답한 집안에 새로 들어온 아일랜드 출신 가정부 브리짓은 리지의 삶에 작은 변화를 가져옵니다.

 

글을 모르는 브리짓에게 리지가 글을 가르쳐주면서, 두 사람은 신분과 사회적 금기를 넘어선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게 됩니다. 이 관계는 단순한 우정을 넘어, 서로의 아픔을 보듬는 사랑으로 발전하게 되죠. 하지만 이들의 은밀한 행복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집안의 실세이자 폭군인 아버지 앤드류가 가정부 브리짓을 성적으로 유린하고, 심지어 딸 리지가 아끼던 비둘기들을 모조리 죽여 저녁 식탁 위에 올려놓는 극도의 폭력성을 드러냅니다. 재산 문제로 리지는 삼촌에게 협박 편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아버지에 대한 증오와 억압은 마침내 임계점에 다다릅니다.

 

재판 과정에서 리지는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지만, 브리짓의 결정적인 증언으로 인해 무죄의 가능성이 열립니다. 하지만 영상이 밝혀낸 진실은 더욱 충격적입니다. 리지는 유산을 지키기 위해 새어머니를 먼저 살해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겁탈한 앤드류에게 브리짓이 복수하려 했지만 차마 실행에 옮기지 못하자, 리지가 직접 도끼를 들어 아버지를 내려칩니다.  이후 리지는 교묘하게 증거를 인멸합니다. 자신이 아끼던 비둘기를 죽여 도끼 날에 짐승의 피를 묻히고, 도끼 손잡이를 잘라 불태워버리는 치밀함은 그녀가 얼마나 이 계획을 절실히 원했는지 보여줍니다. 결국 리지는 무죄를 받지만, 이 모든 진실을 묻고 알 수 없는 먼 곳으로 떠나버린 브리짓. 리지는 쓸쓸하게 홀로 남아 영화는 비극적인 결말을 맺습니다.

 

《리지》는 단순히 살인사건을 다루는 영화가 아닙니다. 19세기 여성에게 가해진 사회적, 가족적 억압과 그 속에서 발버둥 치는 인간의 자유를 향한 욕망을 날카롭게 보여줍니다. 리지와 브리짓의 금단의 사랑은 억압적인 현실을 벗어나려는 몸부림이었으며, 그들의 극단적인 선택은 결국 비극적인 결말을 초래하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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