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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미스 포터(Miss Potter, 2007), 드라마

by 모락모~락 2025.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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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스 포터' 줄거리

1902년 런던. 상류층 가정의 규범에 갇혀 살아가던 베아트릭스 포터(르네 젤위거)는 어린 시절부터 상상 속 동물 친구들을 그림으로 그리며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왔습니다. 결혼하여 안정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자신의 그림과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는 꿈을 꿉니다. 출판사에 수차례 원고를 보내지만 번번이 거절당하던 중, 한 중소 출판사에서 처음으로 그녀의 그림책을 출간해 주겠다고 제안합니다. 이 출판사는 아직 신참 편집자인 노만 워언(이완 맥그리거)을 그녀와 연결해줍니다. 노만은 베아트릭스의 작품에 진심으로 감탄하며, 그녀의 재능을 세상에 알리고자 노력합니다. 두 사람은 함께 작업을 하며 점차 가까워지고, 곧 서로에게 특별한 감정을 품게 됩니다. 피터 래빗 이야기는 뜻밖의 큰 성공을 거두며 베아트릭스를 단숨에 유명 작가로 만들고, 어린이 문학계의 새로운 흐름을 만듭니다. 그와 동시에 그녀는 노만과의 관계도 깊어져 결국 두 사람은 약혼에 이르는데. . .  하지만 베아트릭스의 상류층 부모는 노만이 ‘출판사 직원’이라는 이유로 결혼을 반대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선택한 베아트릭스. 하지만 행복은 오래가지 않고 노만은 갑작스럽게 병에 걸려 세상을 떠나면서 그녀는 큰 상실감에 빠집니다. 절망 속에서도 베아트릭스는 자신의 슬픔을 자연과 동물, 그리고 그림으로 치유해나가며 새로운 삶을 선택합니다. 그녀는 도시를 떠나 영국의 레이크 디스트릭트로 이주해 자연을 보호하는 데 힘을 쏟고, 수익금을 모아 아름다운 시골 농지를 매입해 보존합니다. 이후 그녀는 자연보호 운동가이자 자립적인 여성으로서 살며, 동화 작가로서의 작업도 꾸준히 이어갑니다.

 

2. 시대적 배경

영화 미스 포터의 시대적 배경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정확히는 1900년대 초반의 영국 빅토리아 말기에서 에드워드 시대 초반에 해당합니다. 이 시기는 영국 사회 전반에 큰 변화가 일어나던 과도기였으며, 영화 속 인물과 사건에 깊은 영향을 미친 역사적 맥락이 존재합니다. 산업혁명 이후 경제가 급속히 발전하며 도시화가 진행되었지만, 여전히 엄격한 계급사회와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존재했습니다. 여성은 주로 가정에 머물며 결혼과 가사에 전념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이 강했으며, 교육과 직업 활동에는 많은 제약이 있었습니다. 빅토리아 여왕 사망 후, 에드워드 7세가 즉위하면서 사회 문화적 분위기가 조금씩 개방적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예술, 문학, 자연주의 운동이 활발해졌고, 여성의 권리와 자립에 대한 담론도 점차 확대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여성의 창작 활동이나 자산 소유는 드문 일이었고, 상류층 여성은 결혼이 거의 유일한 ‘진로’로 여겨졌습니다. 베아트릭스는 상류 중산층 여성으로서 전통적 가치관에 묶여 있었지만, 출판을 통해 사회 진출에 성공한 보기 드문 사례였습니다. 그녀의 책 피터 래빗 이야기는 그 당시 전례 없는 여성 작가의 자비 출판 성공 사례로 주목을 받았으며, 이후 자연보호 운동가로도 활약했습니다. 특히 여성의 재산권과 독립성이 제한되던 시대에, 그녀는 직접 농지를 구매하고 관리하며 경제적 자립을 이뤄냈습니다. 영화 후반부 배경인 영국 북서부 레이크 디스트릭트(Lake District)는 당시 산업화의 여파로 자연이 위협받던 지역이었습니다. 베아트릭스는 그 지역의 자연을 보전하기 위해 토지를 구입하고 농장을 경영하면서, 후에 내셔널 트러스트(National Trust)와 협력해 영국 자연 보호 운동의 선구자 역할을 하게 됩니다.

3. 총평

영화는 베아트릭스 포터가 상상 속 친구들과 함께 동화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관객에게 동심과 창조의 기쁨을 전합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유년기의 정서를 자극하며, 감정적으로 큰 파동 없이도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주인공 베아트릭스를 연기한 르네 젤위거는 내면의 복잡한 감정을 절제된 연기 속에서 표현해내며, 현실과 상상의 경계에 서 있는 작가의 삶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이완 맥그리거와의 호흡도 자연스럽고 진실합니다. 영화 전반에 흐르는 수채화 같은 영상미와 애니메이션처럼 살아 움직이는 피터 래빗은 동화 같은 분위기를 한층 더하고 배경이 되는 영국 시골 풍경은 아름다움을 넘어 ‘자연 보호’라는 주제와도 맞물려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상류층 여성으로서 겪는 사회적 억압, 그 속에서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한 노력, 그리고 슬픔을 예술과 자연 속에서 치유해나가는 과정은 현대적 관점에서도 큰 울림을 주며이 영화는 조용하지만 강한 여성 서사의 힘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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