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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SoulMate, 2017), 드라마

by 모락모~락 2025.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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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줄거리

2016년 중국을 따뜻하게 울린 감성 드라마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七月与安生, SoulMate)'는 두 여성 주인공의 청춘과 우정, 사랑, 그리고 이별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되묻습니다. 장효휘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마사순(마려군), 주동우가 열연한 이 작품은 중국 금계장과 금마장 등 주요 영화 시상식을 휩쓴 수작입니다. 영화는 한 문학상 후보작이 발표되는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작품의 제목은 '안생(安生)'. 이 글을 쓴 것으로 알려진 사람은 바로 ‘칠월(七月)’. 하지만 칠월은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누가 이 글을 대신 썼는지 의문을 품고, 자연스럽게 관객은 이 미스터리의 중심에 서게 됩니다. 이야기는 칠월(마려군 분)과 안생(주동우 분), 두 소녀의 13년에 걸친 우정을 따라갑니다. 어린 시절 같은 반에서 만나 친구가 된 두 사람은 성격도 성장 배경도 전혀 다릅니다. 모범생이자 차분한 칠월과, 거침없고 자유로운 안생은 서로에게 없는 면을 동경하며 깊은 우정을 나눕니다. 함께 웃고 울며 청춘을 보내던 그들 사이에 ‘가명(이산 분)’이라는 남자가 등장하면서 균열이 시작됩니다. 가명을 둘러싼 감정은 두 사람 사이에 질투와 경쟁, 오해를 낳고, 결국 안생은 칠월과 멀어지기 위해 방랑의 삶을 택합니다. 반면 칠월은 안생이 떠난 빈자리를 안고 조용히 자신의 인생을 꾸려갑니다. 시간은 흘러 각자의 길을 걷게 된 두 사람. 하지만 둘 사이의 끈은 완전히 끊어지지 않는데. . .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안생이 문학상 수상식에 나타나 칠월을 회고하는 장면으로 클라이맥스를 이룹니다. 극의 마지막에서 관객은 예상치 못한 반전을 마주하게 됩니다. 안생과 칠월의 존재는 단순한 둘의 우정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그것은 곧 한 사람의 내면 속 '또 다른 나', 혹은 여성으로서의 자아 정체성의 은유로 읽힙니다.

2. 시대적 배경

중국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의 시대적 배경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의 약 13~15년에 걸친 기간입니다. 이 시기는 중국의 급격한 도시화와 개인화가 가속화되던 시기로, 영화의 배경과 인물들의 정서에 깊은 영향을 줍니다..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의 소녀 시절 칠월과 안생은 이 시기 초등학교 또는 중학교를 다니는 10대 초반의 소녀들로 등장합니다. 당시 중국은 경제 개혁 개방 이후 빠르게 현대화되던 시기로, 전통과 현대 가치가 충돌하던 과도기였습니다. 부모 세대는 여전히 집단주의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지만, 아이들은 점점 더 개인주의적 정체성과 감정 표현을 중시하게 됩니다. 두 주인공은 그런 변화 속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자아를 찾아 나서며 칠월은 안정과 순응을, 안생은 자유와 탈출을 지향합니다.

 

2000년대 중후반~2010년대 초반의  청년기와 갈등의 시기 이 시기는 두 인물이 사회에 진입하고, 사랑을 겪으며 독립적인 삶을 살아갑니다.  영화 속 장면에서는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의 번화한 모습과, 안생이 방랑하는 동안 만나는 지방 도시, 노동 현장 등이 교차됩니다. 이는 중국 내 도시 간 격차, 여성의 삶의 선택지, 정체성의 혼란 등을 반영합니다. 동시에, 휴대폰, 이메일, 오토바이 등 당시의 생활상을 자연스럽게 반영해 시대성을 드러냅니다.

 

사회적·문화적 발달이 배경이 된 이 시기 중국 여성들은 전통적 ‘착한 딸, 아내’ 역할과 더불어 자아실현과 감정 표현을 동시에 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안생과 칠월의 갈등은 단순한 우정이 아니라, 여성으로서 사회가 요구하는 규범과 개인적 욕망 사이의 충돌을 상징합니다. 특히 칠월의 삶은 '모범적 경로'를 상징하지만, 그녀 역시 내면적으로는 안생 못지않은 갈망과 혼란을 겪습니다.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는 단지 두 여성의 이야기인 동시에,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를 고민했던 수많은 청춘의 얼굴이기도 합니다.

3. 총평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는 우정과 사랑의 경계에서 아파본 모든 이들을 위한 영화입니다. 극적인 사건보다 감정의 흐름에 집중한 이 작품은, 시끄럽지 않지만 오래도록 마음을 울리는 서정성을 지닙니다. 주동우와 마사순(마려군)의 연기는 극의 중심을 단단히 붙들며, 두 인물 사이의 복잡한 감정선을 놀라울 정도로 설득력 있게 그려냈습니다. 특히 금마장에서 두 배우가 공동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은, 그 연기의 완성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영화는 단순한 삼각관계나 여성의 경쟁구도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오히려 한 사람의 감정이 또 다른 사람을 통해 확장되고, 서로가 서로의 거울이자 그림자처럼 존재한다는 점에서 깊이 있는 심리극으로 읽힙니다. 마지막 반전은 두 사람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문학적 장치로 기능하며, 영화의 여운을 더욱 깊게 만듭니다. 섬세하고 감성적인 연출, 과거와 현재를 자연스럽게 오가는 구조 두 배우의 뛰어난 연기와 캐릭터 간 케미스트리 전통적인 서사나 빠른 전개를 기대하는 관객에게는 다소 느릿하고 정적인 구조 감정선이 지나치게 밀도 높게 전개되어 다소 무거울 수 있지만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는 “소울메이트는 꼭 사랑이어야 할까?”, “우정은 사랑보다 덜 깊은 감정일까?” 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그 해답은 명확하지 않지만, 두 인물이 서로에게 어떤 존재였는지를 따라가다 보면, 관객 스스로 자신의 '소울메이트'를 떠올리게 됩니다. 감정에 솔직한 영화, 관계에 대해 깊이 성찰하는 영화인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는 중국 현대 청춘영화의 결정판이자, 감성적이고 성숙한 청춘 서사로 오래도록 회자될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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