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에펠' 줄거리
1889년 3월 31일. 새로 완공된 에펠탑 꼭대기에서 작업실에 앉아 있는 에펠의 모습으로 영화가 시작됩니다. 곧 1886년 회상으로 넘어가고, 에펠은 자유의 여신상의 내부 구조를 설계해 호평을 받고, 파리 지하철 프로젝트에만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한 사교 모임에서 어린 시절 첫사랑이자 부르주아 가문에 속한 아드리엔 부르게스를 우연히 만납니다. 그녀와 시선을 나눈 후, 대담하게도 에펠은 만국박람회용 상징적 건축물을 제안하며 300m 철탑을 설계하겠다고 선언합니다 .
1860년 보르도에서 젊은 엔지니어 시절의 에펠은 가론강 다리 공사 중 작업자가 추락하자 직접 구조하며 안전 문제에 집착하며 그 공사 현장에서 아드리엔을 다시 만나고, 그녀는 술잔을 던지며 다투나 강가에서 구조된 이후 둘은 사랑에 빠지며 격정적 관계를 이어갑니다. 에펠의 설계가 채택되지만, 언론·은행·대중의 반발로 공사는 지연되고 노동자 파업이 발생합니다. 에펠은 사적인 동기(아드리엔)와 공적 야망(파리 스카이라인 변화)이 얽히며 투자를 보장하기 위해 자신의 사재를 털기로 결심합니다 .
아드리엔은 호텔에서 에펠에게 다가와, 과거 자신이 그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충격적 고백을 합니다. 그녀는 침입하다 넘어지면서 유산했고, 가족은 그녀와 결혼하지 말라고 압박했습니다. 둘은 다시 사랑을 나누지만, 그녀는 현재 언론인이 된 전 동료 안투안 드 레스탁과 결혼한 신분입니다. 아드리엔은 에펠탑 완공을 위해 자신과의 관계를 끝내겠다고 선언, 고통 속에서도 떠납니다. 에펠은 그 마음을 기념하기 위해 탑을 리벳(볼트가 아닌)으로 고정, 절대 허물어지지 않게 완공합니다. 개막식 날, 군중 속에서 멀리 아드리엔과 시선을 교환하지만 그녀는 자리를 뜹니다. 마지막에 에펠은 도면 위에 ‘A’자 형태(아드리엔의 이니셜)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며, 탑을 사랑의 기념비로 남긴다는 상징적 메시지를 전합니다.
2. 시대적 배경
1870년 보불전쟁 패배 이후 왕정 복귀 대신 공화제를 택한 프랑스는 국민 통합과 국가 위신 회복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1889년은 프랑스 혁명 100주년 이자 세계박람회(엑스포)가 열리는 해로, 국가적으로 프랑스의 기술력과 문화적 우월성을 세계에 과시하려는 분위기로 이 시기 산업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철강과 건축 기술이 발달하고 있었고, 에펠은 그 최전선에 있는 기술자였습니다.
1889년 파리 만국박람회(Exposition Universelle)는 프랑스 혁명 100주년을 기념하며 파리에서 개최. 이 박람회를 위해 프랑스 정부는 세계를 놀라게 할 상징물을 공모했고, 그 결과 에펠이 설계한 300m 철탑이 채택되었죠. 당시로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높이와 혁신적 구조였기 때문에, 언론과 시민의 반발도 거셌습니다. ('괴물 같은 철골 구조', '도시 미관 파괴' 등 비판 여론)
에펠과 아드리엔이 처음 만나는 장면은 1860년 보르도, 에펠이 다리 건설을 맡고 있던 시절로 설정되는데 이 시기는 에펠이 막 실무 엔지니어로서 명성을 쌓기 시작하던 때로, 영화는 젊은 시절의 순수한 사랑을 이 시기에 배치해 감정선의 대비를 보여줍니다.
'에펠'은 '국가적 기술 혁신의 아이콘'인 에펠탑이, 실제로는 개인적 로맨스의 상징이었다는 낭만적 허구를 역사적 현실 속에 끼워 넣은 작품입니다. 역사와 감정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시대는 배경이지만 감정은 중심입니다.
3. 총평
에펠탑을 ‘사랑의 기념비’로 재해석한 신선한 시선의 영화입니다. 일반적으로 기술과 국가 상징으로만 인식되던 에펠탑을, 감정과 인간사로 연결한 서사가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에펠이 아드리엔과의 사랑을 마음속에 묻고 그것을 철탑의 형상으로 승화시켰다는 허구 설정은 감성적인 울림을 줍니다. 촬영, 조명, 색감 등 시각적 연출이 뛰어나며, 프랑스 도시 풍경과 산업현장을 섬세하게 구현했으며 당시 건축 현장과 노동자의 고된 작업 과정이 리얼하게 묘사되어 몰입감을 더합니다. 로맹 뒤리스는 실존 인물을 감정적 깊이와 카리스마로 소화했고, 엠마 맥키는 독립적이면서도 비극적인 여성상을 설득력 있게 표현했습니다.
에펠과 아드리엔의 러브스토리는 대부분 창작된 허구로, 실존 인물의 삶을 각색하면서 역사적 정확성은 크게 희생되었고 역사적 인물을 배경으로 한 로맨스 영화로선 감정 몰입은 되지만, 사실에 기반한 전기물로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습니다. 중반 이후 에펠과 아드리엔의 이별과 재회의 반복이 다소 장황하게 느껴질 수 있으며, 구조적인 서사 탄탄함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인간이 만든 가장 차가운 철탑이, 오히려 가장 뜨거운 감정을 담고 있다는 역설은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인 작품으로 “기술은 감정의 연장선이다”라는 메시지를 담은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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