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금 보면 안돼' 줄거리
영화는 니콜라스 뢰그 감독이 연출하고, 도널드 서덜랜드와 줄리 크리스티가 주연한 초자연적 심리 스릴러입니다. 무거운 상실감과 섬뜩한 불길함이 베네치아의 미로 같은 골목과 운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영화는, 인간의 비극과 예지력, 그리고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흐려지는 과정을 밀도 있게 그립니다.
존과 로라 벡스터 부부는 딸 크리스틴을 물에 빠져 잃고 깊은 슬픔에 잠깁니다. 이후 두 사람은 존의 일 때문에 이탈리아 베네치아로 이동하고, 그곳에서 오래된 교회를 복원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베네치아에 도착한 후, 로라는 우연히 두 노년의 자매를 만나게 됩니다. 그중 한 명은 눈이 먼 영매로, 죽은 딸 크리스틴의 영혼이 근처에 있으며, 존이 위험하다고 경고합니다. 로라는 그 말을 믿고 위로를 받지만, 존은 회의적입니다. 존은 계속해서 붉은 우비를 입은 소녀를 본 듯한 환영에 시달리는데 이 빨간 우비는 죽은 딸이 사고 당시 입고 있던 것과 비슷해, 그는 이 환영에 사로잡힙니다. 이후 존은 로라가 급히 런던으로 떠났다고 들었지만, 다시 베네치아에서 로라를 목격합니다. 그는 혼란에 빠지고, 그녀가 자매들과 함께 있는 것을 보며 어떤 음모가 있지 않나 의심합니다. 존은 자매들이 로라를 조종하거나 사기를 치고 있다고 생각해 경찰에 알립니다. 그 와중에도 그는 붉은 우비 소녀를 계속 뒤쫓고, 점점 더 현실과 환상이 혼재하는 정신 상태에 빠집니다.
결국 존은 자신을 계속 따라다니던 붉은 우비 소녀를 다시 마주하게 됩니다. 그는 그것이 자신의 죽은 딸일 것이라고 착각하고 쫓아가지만, 정체는 성인 여성 연쇄살인범으로 밝혀집니다. 그녀는 도끼로 존을 공격해 죽이고 맙니다. 이 장면 이후, 영화는 플래시백과 플래시포워드가 혼재된 구성으로 존의 죽음을 예고한 단서들이 어떻게 이어졌는지 보여줍니다. 과거와 미래, 생과 사, 현실과 비현실이 교차하며, 존이 딸의 죽음을 예지했었고 결국 자신의 죽음도 운명처럼 다가왔음을 암시합니다.
2. 시대적 배경
영화는 개봉 당시와 비슷한 1970년대 초반의 베네치아를 배경으로 하며, 이 시기의 유럽은 전후 산업화가 진행된 이후로, 낭만과 쇠락이 공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베네치아는 관광도시이자 노후한 도시로서, 화려함 이면에 도시의 붕괴, 침수, 고립된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집니다. 도시 전체가 쓸쓸하고 정지된 듯한 공기를 풍기며, 이는 영화 속의 죽음과 애도, 미지의 공포와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유럽 전통 문화 속 가톨릭의 상징과 함께, 점성술, 예지, 초자연적 현상에 대한 믿음이 아직도 일부 사회에 남아 있던 시대입니다. 영화 속 맹인 영매 자매는 당시 사람들의 이런 신비주의적 신념을 대표합니다. 1970년대는 심리학, 정신분석, 무의식에 대한 관심이 문화 전반에서 두드러진 시기입니다. 영화는 특히 프로이트적 사고, 즉 억압된 감정, 죄책감, 죽음 충동 등을 주인공 존의 시선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당시 베네치아는 실제로 인구 감소, 관광 위주 산업 구조, 점차 침수되는 도시 구조로 인해 몰락을 상징하는 도시였습니다. 이는 영화의 주제인 상실과 파멸과 연결되며, 도시 자체가 하나의 살아 있는 은유로 작용합니다.
3. 총평
'지금 보면 안돼'는 단순한 초자연적 스릴러가 아니라, 인간의 슬픔, 죄책감, 직관, 죽음에 대한 집착을 예술적으로 풀어낸 수작입니다. 시대적 분위기, 인물의 심리, 도시의 상징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심리극과 미스터리, 공포 요소가 경계를 허물며 관객을 몰입하게 만듭니다.
도널드 서덜랜드와 줄리 크리스티의 명연기는 상실을 겪은 부부의 심리를 생생하게 표현해, 초자연적 요소가 아닌 현실감 있는 정서로 관객에게 전달됩니다. 니콜라스 뢰그 감독 특유의 시간 왜곡과 교차 편집은 영화의 긴장감과 심리적 혼란을 극대화하고 특히 플래시백과 플래시포워드가 교차하며, 운명과 예감이라는 주제를 형상화합니다. 베네치아라는 공간의 활용하며 아름다우면서도 불안한 도시의 미로 같은 구조가 영화 속 죽음과 미지의 공포를 강조하는 무대로 기능합니다. 붉은 우비, 유리 조각, 피 등의 시각적 요소들이 영화 전체에 불길함과 운명의 연결 고리를 더합니다.
현대적 스릴러에 익숙한 관객에게는 리듬이 느리게 느껴질 수 있으며, 뚜렷한 해답이 없는 열린 결말 구조는 답답함을 줄 수 있습니다. 오컬트나 초자연 공포를 기대한 관객에게는, 이 영화가 다루는 깊은 심리 묘사가 오히려 어렵고 난해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술성과 공포가 결합된 심리 스릴러의 고전으로 감정보다 무의식, 직감, 운명에 가까운 공포를 구현했으며 현대 스릴러 영화에 영향을 준 기념비적 작품입니다. 심리적 긴장감과 예술적 표현이 절묘하게 결합된 걸작으로, 공포 영화 이상의 깊이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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