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오만과 편견' 줄거리
베넷 가문에는 다섯 딸이 있으며, 어머니는 딸들을 좋은 남편에게 시집보내는 데 온 관심이 쏠려 있습니다. 새로운 이웃으로 부유한 독신 남성 찰스 빙리가 네더필드 저택에 이사오면서 기대가 높아집니다. 베넷 부부는 딸 제인을 그와 연결시키려 하고, 둘은 곧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됩니다. 빙리의 친구인 미스터 피츠윌리엄 다아시는 냉정하고 오만한 인물로 보이며, 둘째 딸 엘리자베스 베넷과 첫 만남부터 불편한 관계가 됩니다. 제인과 빙리의 관계는 발전하지만, 다아시는 엘리자베스를 멀리하며 그녀를 무시하는 발언도 합니다. 엘리자베스는 그를 오만한 인물로 인식하게 됩니다. 다아시는 엘리자베스를 점점 더 신경 쓰게 되지만, 그녀는 그의 태도에 계속 불쾌함을 느낍니다. 한편, 엘리자베스는 매력적인 장교 위컴을 만나게 되고, 그는 다아시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며 엘리자베스의 편견을 더욱 강화합니다. 베넷가에 사촌 미스터 콜린스가 방문하여, 재산 상속 문제로 인해 엘리자베스에게 청혼합니다. 그러나 엘리자베스는 그의 성격과 사고방식을 받아들일 수 없어 거절합니다. 결국 그는 엘리자베스의 친구 샬럿 루카스와 결혼합니다. 엘리자베스는 샬럿의 새로운 집을 방문하기 위해 켄트로 가고, 그곳에서 콜린스의 후견인인 캐서린 드 버그 부인과 그녀의 조카 다아시를 다시 만나게 됩니다. 다아시는 엘리자베스를 점점 더 좋아하게 되어 결국 고백과 함께 청혼합니다. 하지만 엘리자베스는 그의 무례한 방식과 위컴에 대한 이야기, 제인과 빙리의 이별 원인 등에 분노하여 단호히 거절합니다. 다아시는 엘리자베스에게 편지를 남기며, 위컴에 관한 진실(그가 다아시의 여동생을 유혹하려 했다는 것)과 빙리를 제인에게서 떼어놓은 이유(제인이 빙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를 설명합니다. 엘리자베스는 점차 자신의 편견을 반성하게 됩니다. 엘리자베스는 다아시가 소유한 피임버리 저택을 여행 중 방문하게 되며, 하인들을 통해 그가 생각보다 훨씬 존경받는 인물임을 알게 됩니다. 우연히 그와 다시 만나고, 이번에는 더 부드럽고 따뜻한 태도를 보이는 다아시에 놀랍니다. 그러나 가족의 불명예 사건이 터집니다. 막내 리디아가 위컴과 함께 도망친 사건이 벌어진 것이죠. 다아시는 이 문제를 비밀리에 수습하며 위컴과 리디아의 결혼을 성사시킵니다. 리디아의 결혼으로 체면을 유지하게 된 베넷 가. 다아시가 이 모든 일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엘리자베스는 그에 대한 감정이 바뀌었음을 확신하게 됩니다. 빙리는 다시 제인을 찾아와 청혼하고, 그녀는 수락합니다. 캐서린 드 버그 부인이 엘리자베스를 찾아와 다아시와 결혼하지 말라고 경고하지만, 엘리자베스는 이에 굴복하지 않습니다. 다아시는 다시 엘리자베스에게 청혼하고, 이번에는 그녀가 이를 받아들여 두 사람은 진정한 사랑을 이루게 됩니다.
2. 시대적 배경
영국 리젠시 시대 (1811~1820)로 공식적으로는 조지 3세의 아들 조지 왕세자가 섭정을 맡은 시기. 하지만 오스틴의 작품은 이보다 약간 이른 시기(1790년대~초기 1800년대)를 포함해 쓰였으며, 당시 시대 분위기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프랑스 혁명 (1789)과 나폴레옹 전쟁 (1803~1815)의 여파로 유럽 전역이 불안정했던 시기였으나, 오스틴은 직접적인 전쟁 묘사는 피하고 잉글랜드 시골의 일상과 상류층 중심의 사회 질서에 집중합니다. 귀족, 상류층, 지주계층(gentry)이 사회를 지배하며 ‘상류 중산층’인 젠트리(gentry)는 작위는 없지만 토지 소유와 교양으로 위신을 유지합니다. 여성은 재산을 상속받지 못하고, 가문 유지나 계급 유지를 위해 "좋은 결혼"이 필수였으며 작품 내 미스터 콜린스가 베넷가의 유산을 상속받는 것도 이 시대 관습의 결과입니다. 여성은 가문과 재산에 맞는 혼인을 해야 했고, 사랑과 결혼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았던 시대로 엘리자베스는 그런 사회에서 사랑과 자아 존중을 동시에 추구하는 인물로서 시대에 앞서가는 인물로 묘사됩니다. 무도회, 저녁 파티, 방문 등은 계급 간 결혼과 교류의 수단이었고 드라마에서도 네더필드 무도회나 로싱스 방문 장면은 그런 시대적 풍습을 반영했습니다. 여성은 정규 교육보다는 음악, 프랑스어, 수공예 등을 익혀 ‘숙녀’로서의 교양을 갖춰야 했는데 엘리자베스는 이 기준을 넘는 지적 호기심과 독립성을 보여줍니다. 귀족층이 아닌 남성들은 지주, 군인, 성직자, 변호사 등으로 사회적 지위를 유지했으며 다아시는 지주, 위컴은 군인, 콜린스는 성직자입니다. 이 미니시리즈는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당시 의상, 저택, 풍속, 대화 양식을 재현해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예를 들어 엘리자베스와 다아시가 산책하는 자연 풍경과 대화 방식은 리젠시 시대의 감정 억제된 표현과 ‘은유적 구애’를 잘 보여줍니다. 빙리와 다아시의 제복 및 리디아의 장교 집착은 당시 군인의 매력을 보여줍니다.
3. 총평
이 드라마는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거의 장면 하나하나 충실히 재현하면서도, 생동감과 긴장감을 잃지 않습니다. 6부작이라는 충분한 러닝타임 덕분에 인물 관계와 서사적 흐름이 섬세하게 다뤄졌고, 많은 오스틴 팬들과 평론가들로부터 '가장 완벽한 각색'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 콜린 퍼스 (미스터 다아시): 냉정하면서도 깊은 내면을 가진 다아시를 정제된 연기로 표현하며,
이후 그의 커리어와 '다아시 신드롬'을 만든 주역. - 제니퍼 엘 (엘리자베스 베넷): 총명하고 자존심 강한 엘리자베스를 유머와 감정의 미묘한 변화로 자연스럽게 표현.
- 주변 인물들까지도 개성 있고 사실적으로 그려져, 각자의 서사가 살아 있는 느낌.
의상, 건축, 말씨, 사회 풍속 등 리젠시 시대를 세밀하게 재현. 영국의 전원 풍경과 고전적인 저택들(Pemberley, Netherfield 등)은 시청자에게 시각적 만족감을 선사합니다. 특히 다아시가 호수에서 젖은 셔츠 차림으로 나타나는 장면은 시대 고증과 판타지가 절묘하게 결합된 상징적 장면으로 회자됩니다. ‘오만과 편견’이라는 인간 심리의 복합성과, 자기 인식과 성장이라는 주제가 오늘날에도 통하는 보편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엘리자베스와 다아시의 관계는 ‘자기 고백과 변화’를 통해 진정한 사랑으로 나아간다는 점에서 고전 로맨스를 넘는 성숙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현대 드라마에 익숙한 시청자에게는 다소 전개가 느리게 느껴질 수 있고 감정 표현이 절제된 편이라 극적인 드라마적 재미를 선호하는 시청자에겐 밋밋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BBC 1995년판 '오만과 편견'은 고전 문학 각색의 정점이자 시대극의 교과서로 평가받는 수작입니다. 제인 오스틴의 문장을 시청각 언어로 가장 우아하게 옮긴 드라마로, 원작을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 정통 영국 드라마를 찾는 이들에게도 강력히 추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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