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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Like Father, Like Son, 2013), 드라마, 가족

by 모락모~락 2025.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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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줄거리

주인공 료타(후쿠야마 마사하루)는 엘리트 건축사로 성공한 삶을 살고 있으며, 아내 미도리(오노 마치코), 6살 된 아들 게이타와 함께 도쿄에서 부유하고 단정한 삶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료타는 효율과 완벽을 중요시하는 성격으로, 자녀 양육에서도 엄격한 면모를 보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병원으로부터 충격적인 전화를 받게 됩니다. 병원 측은 료타 부부의 아들이 출생 직후 병원에서 다른 아이와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립니다. 유전자 검사 결과도 이 사실을 확인해 줍니다. 게이타의 생물학적 부모는 시즈오카에서 가전제품 가게를 운영하는 유다이(릴리 프랭키)와 유카리(마키 요코) 부부로, 이들은 료타 가족과는 완전히 다른 생활 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다이는 자유롭고 느긋한 성격으로, 아이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는 다정한 아버지입니다. 그들의 아들, 류세이가 바로 료타의 친자입니다.

 

두 가족은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처리할지에 대해 고민하면서 서로를 알아가기 시작합니다. 병원에서는 두 아이를 서서히 원래의 친부모에게 되돌리는 것이 좋다는 조언을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아이들 역시 혼란스러워하고, 부모들도 혈연과 함께한 시간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료타는 점점 자신이 게이타에게 충분한 아버지였는지, ‘좋은 아버지’란 무엇인지에 대해 회의하게 됩니다. 반면 유다이는 정 많고 자유로운 방식으로 아이들과 유대감을 맺고 있었기에, 료타는 점차 자신에게 부족했던 감정적 연결을 인식하게 됩니다. 결국 료타는 ‘혈연’만이 가족을 정의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의 기준과 가치관을 다시 정립해 갑니다.

 

두 부부는 고심 끝에 아이들을 원래대로 ‘교환’하기로 결정하지만, 료타는 게이타와 떨어져 지내는 동안 참을 수 없는 그리움과 후회를 겪습니다. 결국 그는 진심으로 게이타를 아들로 받아들이고, 자신이 놓치고 있었던 따뜻한 가족의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료타는 게이타를 찾아가 그에게 진심 어린 사과와 사랑을 전하며, 비로소 진정한 아버지가 되어 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2. 배경

2010년대 일본은 전통적 가족 개념(혈연 중심, 아버지는 생계 책임자, 어머니는 양육 담당)이 점점 약화되고, 다양한 가족 형태가 등장하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혈연 중심 사고방식이 강하게 남아 있었고, ‘진짜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해지던 때였습니다. 이 영화는 그런 배경 속에서 ‘혈연과 정서적 유대 중 무엇이 가족을 구성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주인공 료타는 도쿄의 엘리트 건축사로, 경쟁과 효율을 중시하는 도시 중산층 혹은 상류층의 전형입니다. 반면 유다이 가족은 지방에서 전자제품 가게를 운영하는 서민 계층으로, 여유롭고 인간적인 삶을 중시합니다. 이처럼 두 가족의 생활 방식은 2010년대 일본 사회의 계층 격차삶의 가치관 차이를 대조적으로 보여줍니다.

 

영화의 중심 사건인 ‘신생아 바꿔치기’는 1970~80년대에 일본에서 실제로 드물지만 존재했던 사건들에서 영감을 받은 것입니다. 하지만 영화는 2010년대 의료 시스템 내에서 여전히 발생 가능한 문제로 다루며, 관객에게 현실적인 충격을 줍니다. 일본 사회는 감정 표현에 있어 억제적이고 체면을 중시하는 문화가 강합니다. 주인공 료타는 이러한 문화를 대변하며, 아버지로서의 감정 표현에 서툴지만, 점차 변화하는 과정을 통해 일본적 부성애의 진화를 보여줍니다.

 

3. 총평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혈연, 양육, 사랑, 그리고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탐구하는 깊이 있고 섬세한 가족 드라마입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특유의 잔잔하고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부모라는 존재의 본질을 관객에게 묻습니다. 감정 과잉 없이도 강한 울림을 주는 연출과 대사보다는 시선, 침묵, 사소한 행동을 통해 감정을 전달합니다. 엘리트 가족(료타)과 서민 가족(유다이) 모두를 이상화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조명하며 어떤 가족이 옳다기보다,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인정하는 모습입니다. 

 

엄격하고 완벽주의적인 아버지에서 점차 변화해 가는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라ㅕ 릴리 프랭키와의 대조가 훌륭하게 작용했으며 혈연, 부모 자식 관계, 가족에 대한 고민은 국적과 문화를 초월해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일부 관객은 결말이 다소 평이하고 예측 가능하다는 평이 있고 아이들의 감정보다 어른들의 심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2013년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 세계 각국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스티븐 스필버그가 리메이크 판권을 획득했고 IMDb, 로튼 토마토 등에서도 높은 평점 유지한 작품입니다.

 

“아버지는 피가 아니라 시간을 통해 만들어진다.”

–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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