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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THE FAVOURITE, 2019), 드라마

by 모락모~락 2025.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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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줄거리

1705년, 스페인 왕위 계승 전쟁 중인 잉글랜드.

병약하고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앤 여왕(올리비아 콜먼)은 실제 정사를 피하며, 고아가 된 토끼 17마리를 돌보며 위안을 찾습니다. 그녀의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정부 실세인 사라 처칠 공작부인(레이첼 와이즈)는 여왕을 통해 실질적인 권력을 행사합니다. 전쟁 반대를 지향하는 야당의 정치가 로버트 할리(니콜라스 홀트)도 권력 구도 속에서 여왕의 마음을 얻고자 합니다.

 

애비게일 힐(엠마 스톤)은 몰락한 귀족가문의 친척으로, 생계가 막막해 왕실에 하녀로 들어갑니다. 우연히 여왕의 통증을 완화시켜 준 약초를 발견하고, 이로 인해 신임을 얻게 됩니다. 사라는 처음엔 이에 분노하지만, 약효를 인정하고 애비게일을 근처로 끌어들입니다. 애비게일은 지혜와 친절, 계략을 통해 여왕의 신임을 빠르게 요청합니다. 사라와 애비게일은 여왕을 두고 치열한 '애정과 권력 쟁탈전'을 벌이기 시작합니다. 한편, 여왕은 사라와의 관계에 대한 질투와 불안, 애비게일과의 변화에 감정적으로 흔들립니다. 사라는 애비게일의 급등을 못마땅해하며 대립이 강화됩니다 . 애비게일은 정치적 눈치를 보며 할리(보수당)와 손잡고 여왕의 지지를 얻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자신과 일가의 사회적 재기 기회를 노립니다.  여왕은 그를 통해 애비게일을 자작 부인으로 삼고, 혼인까지 주선합니다. 동시에 사라가 전장에 나갔다는 소식에 마음이 흔들립니다. 

 

궁에서 밀려난 사라는 타락한 삶 중 부상으로 몰락하지만, 애비게일의 권력 장악과 정치적 술수 때문에 여전히 여왕의 눈앞에 그림자처럼 남습니다. 결국 애비게일에게 면죄부를 받아낼 기회를 가졌지만, 여왕은 사라의 뉘우침을 따르지 않고 완전히 멀어져 버립니다. 애비게일은 정치의 중심과 여왕의 마음을 동시에 장악하며 사실상 권력의 최상단에 서게 됩니다. 그러나 여왕은 표면적 지지만 사실상 깊은 외로움과 결핍감을 앓고 있습니다. 애비게일의 지나친 권력 포식에 더 깊은 실망과 공허를 느끼는 듯한 암시적인 결말로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2. 시대적 배경

주인공 앤 여왕(Queen Anne)은 1702년부터 1714년까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아일랜드를 통치한 영국 역사상 마지막 스튜어트 왕조의 군주입니다. 1707년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합병되어 대브리튼 왕국이 성립되는 중대한 정치 전환기를 거칩니다. 이 시기 스페인 왕위 계승 전쟁(1701–1714)이 한창으로, 영국은 전쟁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었습니다.

 

휘그당(Whigs): 전쟁을 계속 추진하며 왕권을 제약하려는 의회파. 토리당(Tories): 전쟁을 중단하고 왕권과 전통을 중시하는 보수파. 두 개의 정당이 대립하고 있었습니다

 

앤 여왕은 우유부단하고 병약한 성격으로, 자신의 정치적 입장보다는 측근(사라, 애비게일)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실제로도 사라 처칠은 여왕과 가까운 사이로 정치적 영향력을 상당히 행사했고, 그녀가 밀려난 후엔 다른 여성 측근이 권력을 대신하게 됩니다.귀족 중심의 권력 구조와 여성의 정치 참여가 극히 제한된 시대로 여성 간의 권력 쟁탈전이 공개적이지 않았으나, 궁중에서는 비공식적 영향력이 중시되었습니다. 왕실은 화려하지만, 병과 우울, 음모, 계략으로 가득 찬 내면 세계가 존재했습니다. 실제 사건들을 재구성하지만, 성적 긴장, 감정의 얽힘, 권력 탐욕을 과장하고 현대적 해석을 덧입힌 점이 특징입니다.

 

3. 총평

올리비아 콜먼(앤 여왕 역)은 복합적인 감정 상태로 외로움, 분노, 유약함, 질투를 완벽히 표현하며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레이첼 와이즈(사라)와 엠마 스톤(애비게일) 역시 카리스마와 심리전이 공존하는 연기를 펼쳐, 캐릭터 간 긴장감이 극대화시킵니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특유의 냉소적 유머와 감정의 기이함이 시종일관 유지되고 광각 렌즈, 비대칭 구도, 자연광 활용 등을 통해 고전 시대를 다루면서도 이질적이고 현대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남성 중심의 전쟁과 정치가 배경이지만, 실질적으로 모든 이야기는 세 여성의 관계와 심리 게임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누가 누구를 사랑하느냐”가 아닌, 사랑과 권력의 교환 관계를 파고드는 이야기입니다. 실존 인물과 역사적 사건을 모티프로 삼았지만, 허구적 요소와 창작이 많아 역사극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고 전통적인 역사극을 기대한 관객에게는 낯설고 불편할 수 있습니다.

 

"화려한 궁정 뒤, 세 여자의 잔혹하고도 우아한 심리전. 권력을 둘러싼 감정의 전쟁터를 블랙코미디로 풀어낸 현대적인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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