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쉬즈 더 맨' 줄거리
비올라 헤이스팅스(Viola Hastings)는 듀크 고등학교에서 여자 축구팀의 주전 공격수로 활약 중입니다. 그러나 여학생 팀은 남학생 팀보다 무시당하고, 시즌 개막 직전 여자 축구팀이 해체되면서 그녀는 큰 충격을 받습니다. 비올라는 코치와 학교 측에 항의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그녀의 남자친구 저스틴은 그녀를 지지하기는커녕 남자와 여자는 다르다며 비웃기까지 합니다. 그러던 중, 비올라의 쌍둥이 오빠 세바스찬(Sebastian)은 음악 활동을 위해 몰래 런던으로 떠나는데. . . 세바스찬은 새로 전학 갈 예정이던 일리리아 고등학교(Illyria High School)에 며칠 동안 나가지 않기로 결심했고, 이 사실을 안 비올라는 세바스찬으로 위장해 일리리아 남고에 직접 전학 가기로 마음먹게 됩니다.
비올라는 단짝 친구들과 협력해 세바스찬처럼 보이기 위해 머리를 자르고, 남성 말투와 행동을 연습합니다. 그렇게 남학생으로 위장한 채 일리리아에 전학 간 비올라는 축구부 입단을 시도하고, 독특한 성격으로 주목을 받습니다. 비올라는 기숙사에서 듀크 오시노(Duke Orsino)라는 인기 많고 잘생긴 축구 선수와 같은 방을 쓰게 됩니다. 듀크는 다른 학교 여학생인 올리비아(Olivia)에게 관심이 있지만, 쉽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면, 올리비아는 '세바스찬(비올라)'의 독특한 성격에 호감을 느낍니다.
비올라는 듀크에게 올리비아를 유혹하는 법을 알려주고, 듀크는 비올라를 점점 친한 친구로 여기게 되지만 비올라는 듀크에게 호감을 느끼고 남학생으로 위장한 상황이기 때문에 감정을 표현할 수 없습니다. 더욱이 올리비아는 ‘세바스찬(비올라)’에게 적극적으로 대시하면서 삼각 관계가 형성됩니다.
한편 진짜 세바스찬이 런던에서 돌아오고, 상황을 모르는 그는 자신도 모르게 비올라가 위장해 다니던 학교에 나타납니다. 이를 본 주변 사람들은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 . 마침내 축구 경기가 열리는 날, 비올라는 진짜 실력을 발휘하며 남자 선수들과 대등하게 경기를 치릅니다. 경기 도중 그녀는 결국 자신이 여자라는 사실을 모두 앞에서 공개하면서 경기는 중단될 뻔하지만, 비올라의 용기와 실력을 본 코치의 지지로 끝까지 진행되고 그녀는 상대팀으로 나온 전 남자친구 저스틴과도 맞붙습니다. 비밀이 모두 밝혀진 후, 듀크는 처음엔 배신감을 느끼지만, 비올라의 진심을 이해하고 결국 둘은 연인이 됩니다. 올리비아는 진짜 세바스찬과 이어지게 되고, 축구팀 역시 비올라의 노력 덕분에 인정을 받게 됩니다.
2. 시대적 배경
이 영화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십이야(Twelfth Night)'를 바탕으로 하되, 1600년대 초반의 엘리자베스 시대 배경을 21세기 고등학교로 옮겼습니다. 원작의 귀족, 궁정, 남녀 위장극을 고등학생, 축구부, 기숙사 생활로 바꾸어 동시대 십대들이 공감할 수 있는 설정으로 각색했습니다. 2000년대 당시 미국 내에서도 여성 스포츠의 불평등 문제는 여전히 존재했습니다. 비올라가 여자 축구팀 해체에 반발하고, 남자 축구부에서 실력을 인정받으려는 이야기는 성 역할 고정관념에 대한 도전을 상징합니다. 이는 당시 미국 사회에서 활발하게 논의되던 여성 권리, 평등, Title IX(교육기관 내 성차별 금지법) 등과 맞닿아 있는 주제입니다.
영화는 기숙학교, 축구부, 무도회, 동아리 활동, 인기투표, 이성 관계 등 2000년대 미국 고등학생들의 현실적이면서도 다소 이상화된 학교 문화를 반영합니다. 청소년기의 혼란, 성 정체성과 자아 표현, 사랑과 우정의 갈등도 시대적 맥락에서 흔히 다뤄지던 주제입니다. 의상, 헤어스타일, 휴대폰 사용, 음악 등은 2000년대 중반의 트렌드를 반영합니다. 스마트폰이 아닌 폴더폰, MP3 플레이어, 유선 전화 등도 시대 배경의 단서가 됩니다.
3. 총평
셰익스피어의 희곡 '십이야'를 10대들의 현실에 맞게 유쾌하고도 똑똑하게 각색한 점이 가장 큰 강점입니다. 성 고정관념, 성차별, 그리고 자기 정체성에 대한 탐구라는 시대를 초월한 주제를 가볍고 유쾌하게 풀어냈습니다. 여성이 남장을 하고 사회적 불평등에 도전한다는 구조는 여전히 유효하며, 특히 여성 스포츠에 대한 진지한 문제의식을 코미디 속에 담아낸 점이 인상적입니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템포가 빠르고 활기차며, 슬랩스틱 코미디와 대사 중심의 유머가 어우러져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로서의 공식(삼각관계, 무도회, 갈등과 화해 등)을 잘 따르고 있어, 10대 관객에게 친숙하고 몰입감 있게 다가갑니다.
아만다 바인즈(Amanda Bynes)는 여주인공 비올라 역을 통해 남장을 한 소녀의 이중적인 감정과 코미디적 요소를 자연스럽게 소화해 극을 이끕니다. 상대역인 채닝 테이텀은 듀크 역할로 여성 팬층을 확보했으며, 이후 스타로서의 입지를 넓히는 데 이 작품이 기여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주요 조연들도 과장되지만 각기 개성 있는 연기로 극의 코미디적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2000년대 십대 로맨틱 코미디의 정수로, 지금도 '청춘 변장극' 장르의 대표작으로 회자됩니다. 고전 문학을 현대적으로 각색해 젊은 세대에게 쉽게 다가간 점, 그리고 남녀 차별을 다루되 과하게 교훈적으로 흐르지 않는 점이 대중적 매력을 높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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