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곱 가지 유혹' 줄거리
주인공 엘리엇 리처드슨(브렌던 프레이저)은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회사 동료들에게 무시당하며 외롭게 살아갑니다. 그는 직장 동료 앨리슨(프랜시스 오코너)을 짝사랑하고 있지만, 그녀는 그를 전혀 눈여겨보지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실연의 좌절 속에서 “모든 걸 바꿀 수 있다면…” 하고 한탄하던 엘리엇 앞에 매혹적인 여성 악마(엘리자베스 헐리)가 나타납니다. 악마는 엘리엇에게 “자신의 영혼을 대가로 소원 7가지를 들어주겠다”고 제안합니다. 엘리엇은 결국 계약서에 사인하고, 소원을 하나씩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엘리엇은 “부자에다가 힘센 남자”가 되고 싶다고 소원합니다. 그는 콜롬비아 마약왕이 되지만, 곧 앨리슨은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우고, 마약 전쟁에 휘말려 경찰에게 체포됩니다. 이번엔 “감성적이고 예술적인 남자”가 되기를 원합니다. 그는 시를 쓰고 눈물을 흘리는 감수성 풍부한 남자로 다시 태어나지만, 앨리슨은 그를 너무 ‘심약하다’며 질려 합니다.
엘리엇은 프로 농구 스타가 됩니다. 모든 걸 가진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지적 수준이 낮고, 성적인 문제가 있는 인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앨리슨은 그를 혐오합니다. 이번엔 앨리슨과 행복하게 결혼한 남편이 되길 소원합니다. 처음엔 완벽해 보이지만, 곧 앨리슨은 레즈비언이고 자신과의 결혼은 위장 결혼임이 드러납니다. 엘리엇은 똑똑하고 매력적인 남자가 되어, 앨리슨과 좋은 관계를 맺습니다. 하지만 그는 게이로 설정되어 있어, 결국 앨리슨과는 진전이 없습니다.
엘리엇은 “위대한 인물”이 되고 싶다며 마지막 소원을 씁니다. 그는 링컨 대통령이 되어 암살 직전에 놓이게 되고, 또다시 소원은 실패로 끝납니다. 악마는 마지막 일곱 번째 소원을 요구하지만, 엘리엇은 이번엔 자신이 아닌, 앨리슨이 행복하길 바라는 이타적인 소원을 빕니다. 악마는 당황하지만, 계약서의 조항에 따라 이타적인 소원은 영혼을 대가로 할 수 없다는 규칙에 따라 계약은 파기됩니다. 엘리엇은 다시 현실로 돌아와, 더 자신감 있고 성숙한 사람이 됩니다. 앨리슨과는 결국 이어지지 않지만, 다른 여성과 건강한 관계를 시작하며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2. 배경
대부분의 이야기는 현대 미국의 도시 생활을 배경으로 진행됩니다. 특히 주인공 엘리엇은 IT 기업에서 일하는 소외된 직장인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회색빛 사무실, 바쁜 거리, 고층 빌딩 등으로 현대인의 외로움과 단조로움을 강조합니다.
각각의 소원이 발현될 때마다, 엘리엇은 전혀 다른 세계와 정체성을 가지게 됩니다. 이 부분들은 각기 다른 배경을 가진 미니 에피소드처럼 구성되며, 소원의 내용에 따라 배경도 극적으로 변합니다. 엘리엇이 악마와 계약을 맺는 장면은 어둡고 붉은 조명이 강조된 공간에서 연출되며, 지옥 또는 사후세계의 느낌을 줍니다. 악마는 매번 다양한 유혹적인 모습으로 등장하며, 때로는 교사, 간호사, 사서, 경찰관 등으로 변장합니다. 이 역시 장소와 함께 유혹과 환상의 상징으로 기능하며, 현대 사회에서 ‘악마적인 매력’을 풍자합니다.
영화는 엘리엇의 내면적 성장을 반영하여, 처음엔 비현실적인 환상 속 세계로 진행되다가, 마지막에는 소박하지만 현실적인 세계로 돌아옵니다. 이는 전체적인 배경 설정이 단순한 무대 이상의 의미, 즉 인물의 심리 변화와 주제의식을 강화하는 도구로 활용되었음을 보여줍니다.
3. 총평
'일곱 가지 유혹'은 겉보기에는 가벼운 로맨틱 판타지 코미디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인간의 욕망, 자아정체성, 진정한 행복의 의미에 대한 철학적 질문이 담겨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헐리가 연기한 악마 캐릭터는 매혹적이고 유머러스하면서도 기만적인 존재로, 현대 사회의 '이상적인 삶에 대한 환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각 소원은 겉으로 보기엔 완벽하지만, 그 이면에는 불완전함과 왜곡된 현실이 숨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주인공은 반복적으로 좌절을 겪고, 결국 외적인 조건이 아닌 내적인 성숙을 통해 성장하게 됩니다.
브렌던 프레이저의 뛰어난 캐릭터는 소원마다 전혀 다른 인물로 변신하며 다양한 페르소나를 소화했으며 엘리자베스 헐리의 악마 캐릭터는 섹시하면서도 지적인 유혹자 역할을 매력적으로 보여줍니다. 빠른 전개와 유쾌한 유머로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풍부하면서 코미디 안에 "무엇이 인간을 진정 행복하게 만드는가?"라는 물음을 던집니다.
이야기의 구조가 소원 하나하나에 집중돼 있어 서사적으로 느슨하게 느껴질 수 있고 깊이 있는 드라마로 보기엔 다소 얕은 캐릭터,철학적 주제를 다루지만 진지하게 파고들지는 않으며 성 고정관념이나 클리셰가 일부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비평가들의 평점은 보통에서 중간 이하 수준. 그러나 일부 관객층에게는 ‘기분 전환용 코미디’로 사랑받으며 리메이크작이지만, 원작(1967년)의 블랙 코미디적 깊이에 비해 다소 가벼운 버전이라는 평가가 있습니다.
'일곱 가지 유혹'은 "원하는 것을 얻는다고 해서 진짜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라는 단순하지만 강한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입니다. 진지한 고민 없이 가볍게 웃고 즐기면서도, 끝나고 나면 자신의 욕망과 선택에 대해 한 번쯤 되돌아보게 하는 그런 작품입니다. 유쾌한 판타지 코미디를 찾는 관객, 브렌던 프레이저의 다채로운 연기를 보고 싶은 분, 삶의 아이러니에 대해 가볍게 성찰하고 싶은 분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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