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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보케(Bokeh, 2017), 드라마, SF

by 모락모~락 2025.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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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보케' 줄거리

미국인 커플 제니(Jenai)와 라일(Riley)은 둘만의 특별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아이슬란드로 여행을 떠납니다. 낯선 풍경과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둘은 사랑을 나누며 평온한 시간을 즐깁니다. 어느 날 아침, 그들은 세상이 이상하게 변한 것을 눈치채는데. . .
호텔, 거리, 마트… 어디를 가도 사람이 없습니다.  처음엔 단순한 착오나 소외된 지역이라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깨닫습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이 사라졌다는 것을. . .

 

제니와 라일은 당황하지만, 이 상황을 기회로 삼으려 합니다. 라일은 낙천적으로 접근하며 사진을 찍고, 자유를 즐기려 하는 반면 제니는 심리적 공허와 불안에 시달립니다. 그들은 식량을 구하고, 자동차를 사용하고, 아무의 방해도 받지 않는 일상을 보내지만, 점점 인간으로서의 의미, 존재 이유, 신에 대한 질문으로 고통받기 시작합니다.

 

제니는 계속해서 이유를 찾고, 라일은 어차피 알 수 없다며 체념하는 둘의 세계관 차이는 점점 깊어지고, 서로에게 상처를 줍니다.
제니는 점차 무기력에 빠지고, 라일은 그녀를 도우려 하지만 역부족인 상태가 됩니다. 제니는 세상과의 단절감을 이기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며 라일은 홀로 남겨진 채, 고요한 풍경 속에서 슬픔과 허무함에 잠깁니다. 영화는 그가 여전히 아이슬란드를 떠돌며 사진을 찍는 장면으로 마무리하는데. . . 세상은 여전히 아름답고 조용하지만, 비어 있습니다.

 

2. 시대적 배경

영화 속 기술, 복장, 일상생활은 모두 21세기 초중반의 현실 세계와 일치합니다. 스마트폰, 디지털카메라, 자동차, 호텔 시스템, 쇼핑 환경 등이를 통해 2010년대 전후의 현대사회임을 알 수 있습니다. 현실 세계에서 갑자기 모든 인간이 사라진 듯한 초현실적, 종말적 환경을 보이며 전쟁, 질병, 외계 침공 등의 이유가 제시되지 않고, 그저 원인 모를 현상으로 인류 전체가 사라진 상황만이 주어집니다. 이는 SF적 설정이지만 현실과 거의 동일한 공간과 시간을 공유합니다. 인구 밀도가 낮고 자연이 그대로 보존된 나라에서 배경을 설정함으로써, 인물의 고립감과 존재론적 불안을 극대화합니다. 이로 인해 ‘시대적 배경’보다는 ‘공간적 배경’이 더 중요한 영화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 현대인이 느끼는 고립감
  • 인간 존재의 의미에 대한 질문
  • 기술문명 이후에도 해결되지 않는 내면의 공허

3. 총평

아이슬란드의 광활하고 고요한 자연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으로 인간이 사라진 세계를 보여주는 장면들이 시각적으로 매우 아름답고도 쓸쓸하게 표현합니다. 단순한 재난 영화가 아닌, 남겨진 두 사람의 삶의 의미, 신의 부재, 사랑의 본질 등에 대한 사유가 중심으로 대사보다는 정서와 침묵으로 전달되는 감정선이 특징인 철학적·존재론적 접근의 영화입니다. 인류 멸망이라는 익숙한 소재를 액션이나 공포 없이, 심리적 드라마로 풀어낸 드문 시도인 영화입니다. 하지만 스토리의 기승전결이 뚜렷하지 않고, 긴장감보다는 반복되는 일상이 중심이 되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고 사건의 원인이나 결말에 대한 설명이 거의 없고, 관객 스스로 해석해야 하는 구조이기에 철학적 메시지를 좋아하지 않는 관객에겐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사라진 세상, 남은 건 사랑일까, 허무일까?”
감성적이지만 냉정한 철학적 성찰을 담은 고요한 종말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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