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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이 별에 필요한(Lost in Starlight, 2025), 애니메이션

by 모락모~락 2025.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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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별에 필요한' 줄거리

'이 별에 필요한'은 2050년의 근미래 서울을 배경으로 한 한국 최초 넷플릭스 장편 애니메이션입니다. 한지원 감독이 연출하고 한·강현주 작가가 각본을 공동 집필했으며, 김태리(난영 역)와 홍경(제이 역)이 주인공 목소리를 맡았습니다.

 

주난영(Nan‑young): 어릴 적 어머니가 화성 탐사 도중 실종된 후, 스스로 우주인이 되어 화성에 가기를 꿈꾸는 젊은 과학자.

제이(Jay): 음악가의 꿈이 있었지만 트라우마와 공황장애로 무대에 서지 못하게 된 레트로 오디오 수리 기술자

 

어머니의 사고로 심리적 불안정이 있는 난영은 우주 프로그램에서 예비 승무원으로 낙점되지만, 결국 화성행 최종 선택에서는 탈락합니다. 낙담한 난영은 어머니의 유품인 빈티지 턴테이블을 고치려 밖으로 나와 음악 장비점을 운영하는 제이를 만나게 됩니다. 제이는 직접 수리해주는 과정에서 난영에게 다정하게 다가가며, 자연스럽게 서로의 상처를 들여다보게 됩니다. 난영은 어머니 한국 우주인의 꿈과의 연결 고리를, 제이는 자신이 잃었던 음악 감정을 떠올리게 합니다.

 

둘은 서로를 이해하고 응원하며 연인으로 발전하지만 난영에게 또다시 화성 탐사 기회가 찾아오고, 둘의 사랑은 광대한 우주 거리와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갈등을 맞이합니다. 제이는 자신의 무대 공포를 극복해 무대에 복귀하려 노력하고, 난영은 우주인이 되기 위한 길을 계속 걸어갑니다. 난영은 결국 화성 탐사에 참여해, 우주인으로서의 꿈과 어머니의 흔적을 좇습니다. 제이와 난영은 물리적 거리의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를 응원하며, "우주 어딘가에 항상 너를 지지하는 사람이 있다"는 말 속에서 희망과 연결을 찾습니다.

 

2. 배경

2050년, 근미래의 서울

  • 레트로 퓨처리즘 분위기: 작품 속 서울은 첨단기술과 과거의 정서가 혼재된 풍경을 보여줍니다. 공중 열차, 홀로그램 간판, 미래형 우주 개발 시설 등이 있는가 하면, 오래된 턴테이블과 LP가게 같은 아날로그적 공간도 존재합니다.
  • 인간 중심의 미래 도시: 도시의 모습은 과학기술이 발전했지만 여전히 인간의 감성과 일상이 중심이 되는 풍경으로 묘사됩니다. 고층빌딩과 고도화된 기술이 자리잡은 도시 속에서도, 주인공 제이의 소박한 수리점은 따뜻하고 아늑한 공간으로 등장합니다.
  • 사회적 분위기: 정부는 화성 탐사를 국가적 프로젝트로 추진하고 있으며, 우주인 양성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운영됩니다. 경쟁이 치열한 현실 속에서 꿈을 좇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 있죠.

우주 개발, 화성 탐사

  • 우주로 향하는 지구인들: 주인공 난영의 어머니는 과거 화성 탐사 임무 중 실종되었으며, 난영은 그 어머니의 뒤를 이어 우주인이 되길 꿈꿉니다. 이는 가족의 상실과 기억, 꿈의 계승이라는 테마와 연결됩니다.
  • 화성이라는 상징성: 화성은 물리적으로 먼 공간일 뿐 아니라, 꿈을 향해 도전하는 이들이 반드시 지나야 할 ‘심리적 거리’를 의미합니다. 난영에게 화성은 어머니와의 재회를 상징하고, 제이에게는 그녀가 멀어져 가는 공간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시간과 공간을 잇는 감성 배경

  • 턴테이블·LP판·음악점: 제이의 작업실은 첨단 세계와는 다른 ‘아날로그적 기억의 장소’입니다. 난영은 이곳에서 어머니의 유품(턴테이블)을 수리하며 과거와 연결되고, 제이는 음악을 통해 자신의 상처를 치유받습니다.
  • 우주와 음악의 연결성: 이 작품은 우주와 음악, 인간의 내면을 서로 교차시키며 “멀어져도 닿을 수 있다”는 주제를 전달합니다. 서울과 화성, 음악과 침묵, 현실과 꿈의 경계를 넘나드는 배경 설정은 단순히 시각적 요소가 아닌 정서적 장치로 작동합니다.

3. 총평

'이 별에 필요한'은 전통적인 SF 장르의 스펙터클보다는, 감정의 여정에 초점을 맞춘 작품입니다. 화성과 서울, 우주복과 턴테이블, AI 기술과 트라우마 치료가 함께 등장하지만, 기술은 주인공의 내면 변화와 관계 진전을 위한 배경이자 장치로 사용됩니다. 우주보다 먼 마음의 거리, 꿈을 향한 불안, 사랑이라는 연결이 이 작품의 진짜 주제입니다.

 

난영과 제이의 관계는 흔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서로의 상처를 인정하고 응원하는 성숙한 관계로 그려집니다. 누군가는 지구를 떠날 준비를 하고, 누군가는 과거에 붙잡혀 있지만, 두 사람은 ‘같은 별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로 서로를 이어줍니다. 감정을 절제하면서도, 짙은 공감과 여운을 남기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미래 서울과 화성을 아우르는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공존하는 미장센은 한국 애니메이션에서 보기 드문 미적 성취입니다. 특히 레트로 오디오, 공중 전차, 도시 야경 등은 세밀하게 그려져 SF적 몰입감을 높입니다. 음악 또한 내러티브의 핵심 축으로, OST와 사운드 디자인이 주인공의 감정을 탁월하게 보조합니다.

 

다소 전개가 느슨하거나 감정 묘사가 반복적이라는 지적과 로맨스와 SF, 성장드라마 요소가 모두 들어가다 보니 집중도가 분산된 느낌도 있으며, 정통 SF를 기대한 관객에게는 아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작품이 선택한 ‘서정적 SF’라는 스타일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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