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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블라인드(Blind, 2021), 드라마, 멜로/로맨스

by 모락모~락 2025.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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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블라인드' 줄거리

루벤(요렌 셀데슬라흐츠 분)은 어린 시절 시력을 잃고, 어머니와 함께 안개에 휩싸인 고풍스러운 저택에서 고립된 삶을 살아갑니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낭독자 마리(할리나 라인 분)를 고용합니다. 마리는 알비노로 인해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를 지니고 있으며,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불안감을 느끼는 인물입니다. 마리의 따뜻한 목소리와 문학에 대한 사랑은 루벤의 마음을 열게 하고, 두 사람은 점차 가까워지며 서로의 외로움을 달래줍니다. 마리는 루벤에게 안데르센의 동화 '눈의 여왕'을 읽어주며, 두 사람은 이야기 속 캐릭터들과 자신들을 동일시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들은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고, 진정한 감정적 유대감을 형성하게 됩니다. 그러나 루벤이 시력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면서, 마리는 자신의 외모로 인해 루벤이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할까 두려워합니다. 이러한 두려움은 마리를 갈등에 빠뜨리고, 두 사람의 관계에도 긴장감을 불러일으킵니다.

2. 시대적 배경

영화 '블라인드'의 시대적 배경은 19세기 말 유럽, 특히 네덜란드의 고립된 시골 지역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이는 영화의 분위기와 주제를 강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시기는 산업혁명이 진행되며 과학과 의료 기술이 점차 발달하던 때였지만, 여전히 전통적인 가치관과 외모나 신체적 장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강하게 남아 있던 시대였습니다. 영화 속 인물들이 살고 있는 저택은 도시와 단절된 듯한 외딴 시골에 위치해 있으며, 이는 사회로부터의 고립, 그리고 인물들의 내면적 고독을 상징합니다. 여성들은 코르셋과 긴 드레스를 입고, 남성들은 조끼와 셔츠를 착용하며 말을 타고 이동하는 등 당시의 복식과 생활 방식이 충실히 재현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은 인물들이 심리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겪는 제약과 억압을 더욱 극적으로 부각시킵니다. 특히 마리라는 인물이 ‘알비노’라는 이유만으로 사회적 낙인을 안고 살아가야 했고, 루벤 역시 시각장애인으로서 가정 안에 갇혀 살아간다는 설정은, 이 시대가 장애와 외모의 차이에 대해 얼마나 배타적이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로써 영화는 단순한 멜로 드라마를 넘어서, 그 시대의 편견과 인간성, 진정한 소통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으로서 깊이를 더합니다.

3. 총평

'블라인드'는 겉으로 보기에는 한 시각장애인과 알비노 여성 사이의 로맨스를 다룬 정적인 영화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속에는 외모와 장애, 편견, 고립, 그리고 진정한 사랑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긴 작품입니다. 감독 타마르 반 덴 돕은 시적이고 몽환적인 영상미를 통해 인간 내면의 고통과 회복을 아름답게 그려냅니다. 19세기 말이라는 시대적 배경은 사회적 억압과 차별이 여전히 만연했던 시기를 반영하며, 등장인물들의 고립된 삶과 심리 상태를 더욱 설득력 있게 만듭니다. 두 주인공, 루벤과 마리는 각자의 신체적, 정서적 상처를 안고 있지만, 서로를 통해 치유를 경험합니다. 그들의 사랑은 겉모습이 아니라 내면의 교감을 통해 성장해 나가며, 관객에게 “진정한 사랑은 무엇으로 보는가?” 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특히 영화 후반부, 루벤이 시력을 되찾을 가능성을 얻게 되면서 드러나는 갈등은 이 영화의 핵심 주제인 사랑의 조건과 두려움, 수용을 강하게 드러내는 장치로 작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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