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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어바웃 슈미트(About Schmidt, 2002), 드라마, 코미디

by 모락모~락 2025.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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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바웃 슈미트' 줄거리

워런 슈미트(Warren Schmidt)는 네브래스카 오마하에 사는 66세의 남성으로, 보험회사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뒤 은퇴합니다. 일에 인생을 바쳤지만, 정작 은퇴 후에는 할 일이 없고, 삶의 방향도 잃습니다. 집에서 아내 헬렌과 시간을 보내지만, 서로 간에 큰 애정은 없고, 무료하고 무기력한 일상이 계속됩니다. 은퇴 후 슈미트는 아프리카의 한 어린이를 후원하기 시작하는데, 그 아이의 이름은 눈두구(Ndugu)입니다. 슈미트는 눈두구에게 편지를 쓰면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기 시작합니다. 이 편지는 영화 전반에 걸쳐 내레이션 형태로 사용되며, 슈미트의 내면을 보여주는 중요한 장치가 됩니다. 은퇴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내 헬렌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납니다. 슈미트는 충격과 슬픔을 느끼지만, 동시에 과거의 불만과 후회가 뒤섞인 복잡한 감정에 휩싸입니다. 아내의 물건을 정리하던 중, 그녀가 오랜 친구였던 남성과 내밀한 관계를 맺었음을 암시하는 증거를 발견하고 배신감도 느낍니다. 슈미트는 외동딸 제니(Jeannie)의 결혼 소식을 듣습니다. 그는 딸이 결혼하려는 남자(랜드)는 게으르고 못마땅하며, 딸이 잘못된 선택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결혼을 막고 싶어한 슈미트는 캠핑카를 끌고 혼자 여행을 떠납니다. 여행 중 그는 과거의 추억, 인생의 선택들, 외로움,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여정을 통해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딸과 소원했던 관계를 되짚으며 내면의 변화를 겪습니다. 결국 딸의 결혼식에 참석한 슈미트는 처음엔 결혼을 반대하려 하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조용히 결혼식을 지켜봅니다. 그곳에서 그는 인생이 자신의 의지대로 되지 않음을, 그리고 자신이 딸의 삶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음을 깨닫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슈미트는 아프리카에 있는 눈두구에게서 편지를 받습니다. 편지에는 눈두구가 감사와 애정을 담아 그린 그림이 함께 동봉되어 있습니다. 이 단순한 편지와 그림은 슈미트에게 큰 감동을 주고, 그의 삶이 완전히 무의미한 것이 아니었음을 보여줍니다. 슈미트는 처음으로 진심 어린 눈물을 흘립니다.

2. 배경

네브래스카 (Nebraska) 오마하 (Omaha) 슈미트가 은퇴 전까지 살던 도시입니다. 중서부의 평범한 도시이자, 감독 알렉산더 페인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이 지역의 평범하고 단조로운 풍경은 슈미트의 일상적이고 지루한 삶을 상징합니다. 교외의 가정집, 보험회사 사무실, 체계적이고 무미건조한 도시 풍경 등이 슈미트의 정서적 공허함과 잘 어울립니다. 아내의 죽음 이후, 슈미트는 캠핑카를 타고 딸이 결혼식을 올리는 덴버(콜로라도)로 향합니다. 이 여정에서 미국 중서부와 서부의 다양한 풍경을 배경으로 합니다. 간이 캠프장, 고속도로, 작은 마을 등은 모두 미국적이고 소시민적인 삶의 한 단면을 보여줍니다. 이 이동은 단순한 지리적 여정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내면적 여정이기도 합니다. 영화의 출발점은 '퇴직'이라는 상실의 경험입니다. 일과 직위에 자신의 정체성을 의존해왔던 슈미트는 은퇴 후 무기력함과 무의미함에 직면합니다. 집은 안식처가 아닌, 고립과 소외의 상징으로 표현되며, 직장은 버림받은 느낌을 주는 곳으로 묘사됩니다. 가족은 겉으론 멀쩡해 보이지만, 감정적으로는 단절되어 있습니다. 아내와의 관계는 습관과 관성에 지배되었고, 딸과의 관계는 거리감과 갈등이 존재합니다. 슈미트는 자식에게 인생을 투자했지만, 정작 자식은 그의 존재를 부담스럽게 느끼는 듯한 모습이 나옵니다. 영화는 특별하지 않은, 흔하고 평범한 중산층 백인 남성의 삶을 통해 '누구나 겪는 삶의 허무함'을 조명합니다. 오마하라는 배경은 화려하지도, 극단적이지도 않은 지극히 보통의 미국을 상징합니다.

3. 총평
잭 니콜슨, 말보다 표정과 침묵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그의 연기는, 감정 표현이 서툰 중산층 노년 남성을 완벽히 구현합니다. 내면의 외로움, 분노, 후회, 체념을 절제된 연기로 보여주며 영화의 핵심을 이끕니다. 평소 강렬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배역과는 달리, 평범한 사람을 연기하며 배우로서의 깊이를 증명합니다. 알렉산더 페인은 불필요한 감정 과잉 없이, 담담하고 유머러스한 톤으로 노년의 고독을 풀어냅니다. 미국 중서부의 평범한 배경을 통해 보통 사람의 보편적인 고민을 묘사함으로써,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여운을 남깁니다. 영화 내내 무의미해 보였던 인생이, 한 장의 어린이 그림과 편지를 통해 '누군가에게는 의미 있었던 삶'이었음을 보여주는 마지막 장면은 깊은 감동을 줍니다. 이 결말은 단순한 해피엔딩이 아니라, 존재의 가치를 다시금 되묻게 만드는 여운을 남깁니다.

추천 대상>

  • 인생의 전환기(은퇴, 중년, 노년)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는 사람
  • 가족 간 소통, 세대 갈등에 관심 있는 관객
  • 조용하고 잔잔하지만 깊이 있는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
  • 잭 니콜슨의 진지한 연기를 감상하고 싶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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