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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우리도 사랑일까(Take This Waltz, 2012), 드라마

by 모락모~락 2025.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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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도 사랑일까' 줄거리

마곳(Margot)은 토론토에 사는 28세의 프리랜서 작가입니다. 그녀는 다정하고 자상한 남편 루(Lou)와 결혼한 지 5년이 되었고, 루는 닭 요리 전문 요리사로 요리책을 쓰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친구 같은 분위기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일상은 점점 무료하고 권태로워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느 날 마곳은 출장 중 한 역사 마을에서 다니엘(Daniel)이라는 남자를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미묘한 끌림을 느끼지만, 각자의 삶으로 돌아갑니다. 그러나 공항에서 돌아오는 길에 마곳은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는데 다니엘이 자신과 같은 동네, 바로 길 건너편에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후 마곳과 다니엘은 동네에서 자주 마주치게 되고, 둘 사이에는 긴장감 어린 설렘이 점점 쌓여갑니다. 다니엘은 예술가이자 인력거 운전사로 자유롭고 감성적인 인물입니다. 마곳은 그에게서 자신이 결혼생활에서 느끼지 못했던 신선함과 욕망을 발견하지만 마곳은 여전히 루를 사랑하고, 가정을 지키려 애씁니다. 루는 언제나 그녀를 배려하며 안정된 사랑을 주지만, 마곳은 내면의 공허함을 외면할 수 없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마곳은 루와의 결혼생활에 점점 더 숨이 막히고, 다니엘에 대한 감정은 점점 더 커집니다. 둘은 육체적 관계를 맺지는 않지만, 감정적으로 깊게 연결되어갑니다. 결국 마곳은 자신의 욕망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하고, 루에게 이혼을 요구하고 루는 당황하지만 그녀의 결정을 받아들입니다. 마곳은 다니엘과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하며 둘은 열정적인 사랑을 나누고 마치 새로운 세계에 들어선 듯한 일상을 보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처음의 설렘은 점점 일상으로 변해가고, 마곳은 루와의 관계에서 느꼈던 감정을 다시금 떠올리게 됩니다. 그녀는 자신이 떠나온 곳이나 새로 도착한 곳 어디에도 완전히 만족하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2. 배경

영화는 캐나다 토론토를 배경으로 펼쳐지며, 고층 아파트와 오래된 주택이 섞인 주거지, 예술가들이 모이는 거리, 작고 아늑한 카페 등 도시적이고 현대적인 공간에서 대부분의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이 시기는 SNS, 스마트폰 등이 점차 일상화되어가던 시기지만, 영화 속에서는 비교적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강조됩니다. 인물들은 문자나 인터넷보다는 직접 대화, 산책, 인력거 등으로 관계를 쌓아갑니다. 2010년대는 결혼의 의미가 변화하고 있는 시기입니다. 안정적인 결혼생활보다는 개인의 자아실현과 욕망에 대한 고민이 사회 전반에서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주인공 마곳의 고민은 단순한 외도나 욕망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정말 원하는 삶의 방식이 무엇인지를 찾고자 하는 시대정신을 반영합니다. 이는 전통적인 결혼관에서 벗어나, ‘지루한 안정 vs 위험한 열정’ 사이의 갈등이라는 현대인의 보편적 딜레마를 드러냅니다. 2010년대를 전후로 영화계와 문학계에서는 여성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흐름이 강화되었고, 세라 폴리 감독 역시 여성의 내면, 감정, 욕망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고 갑니다. 마곳은 단순히 사랑에 빠지는 여성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책임지려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이는 현대 페미니즘적인 시각과도 연결됩니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경제적으로 중산층에 속하며, 예술, 요리, 문학 등 문화적 취향과 감수성이 잘 반영된 라이프스타일을 갖고 있습니다. 이는 2010년대 북미 도시 중산층의 정서적 풍경을 잘 보여주며, 소비지향적이기보다는 관계와 감정, 내면에 집중하는 태도가 특징입니다.

 

3. 총평

'우리도 사랑일까'는 겉보기엔 사랑 이야기지만, 본질적으로는 "욕망과 안정 사이의 흔들림"을 그린 감정의 영화입니다. 세라 폴리 감독은 진부한 불륜 드라마나 로맨스의 틀을 피하고, 매우 섬세하고 조용한 방식으로 현대인의 내면 풍경을 묘사합니다. 마곳의 감정은 위선도, 극적인 갈등도 없다. 다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감정의 흔들림을 지극히 현실적으로 보여줍니다.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 서서히, 그리고 설득력 있게 쌓여가고 영화는 "왜 사랑에 빠졌는가"보다, "사랑을 선택할 수 있는가"를 더 중요하게 묻습니다. 미셸 윌리엄스는 마곳의 복잡하고 애매한 내면을 절제된 표현으로 완벽히 구현하며 감정의 파고를 따라가는 시선과 말투 하나하나가 진짜처럼 느껴집니다. 세스 로건은 평소의 유쾌한 이미지와 달리, 따뜻하지만 평범한 남편 역할을 통해 루 캐릭터의 깊이를 살렸습니다.세라 폴리 감독은 인물의 심리를 직접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공간, 침묵, 시선, 거리를 통해 표현하는데 특히 세탁소 장면, 인력거 장면, 놀이기구 장면은 감정의 흐름과 시간의 속성을 시적으로 담아냅니다.마곳의 선택 이후에도 영화는 명확한 메시지를 주지 않고 그래서 일부 관객은 "결국 뭘 말하고 싶은 건가?"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우리도 사랑일까'는 사랑의 본질을 낭만이 아닌 ‘관계의 지루함과 욕망의 무게’ 속에서 탐색하는 영화다. 사랑은 항상 새로운 것이 아니라, 결국 익숙함 속에서 선택되는 감정임을 조용히 말한다.

감정에 솔직한 사람들, 혹은 ‘지금의 삶이 과연 내가 원한 것인가’ 고민하는 이들에게 이 영화는 매우 깊은 여운을 남길 것이다. 반면, 명확한 사건 중심의 전개나 극적인 서사를 기대하는 이들에게는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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