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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엠마(Emma, 2020), 코미디, 드라마, 멜로/로맨스

by 모락모~락 2025.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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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엠마' 줄거리

영국의 조지아 시대.

젊고 아름답고 지적인 여성 엠마 우드하우스는 상류층 가문의 귀부인으로, 부유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녀는 결혼 생각은 없지만, 주위 사람들의 연애와 결혼을 중매하는 데 큰 흥미를 느낍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그녀가 자신의 전 가정교사 미스 테일러를 이웃인 웨스턴 씨와 연결해 결혼시키는 데 성공하면서 시작됩니다.

 

엠마는 고아이자 중산층의 소녀 해리엇 스미스와 친구가 되며, 그녀를 상류층 남성과 연결하려 합니다. 해리엇은 원래 지역의 농부 로버트 마틴을 좋아하고 있었지만, 엠마는 그를 ‘신분이 낮다’며 반대하고, 대신 교양 있는 성직자 엘튼 목사를 추천합니다. 그러나 엘튼은 해리엇이 아니라 엠마에게 관심이 있었고, 엠마가 그의 구애를 거절하자 그는 다른 여성과 결혼하기 위해 런던으로 떠납니다. 해리엇은 마음에 상처를 입고, 엠마는 처음으로 자신의 중매가 실패했음을 깨닫습니다.

 

새로운 인물인 매력적인 남성 프랭크 처칠이 마을에 도착합니다. 그는 엠마와 잘 어울리는 듯하지만, 엠마는 그에게 크게 끌리지 않는 반면, 음악에 재능 있는 조용한 여성 제인 페어팩스는 엠마에게 약간의 질투와 경계심을 느끼게 합니다. 엠마는 프랭크가 자신에게 관심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알고 보니 프랭크와 제인은 몰래 약혼 중이었습니다. 이 사실이 밝혀지자 마을은 충격에 빠지고, 엠마도 그동안 제인을 오해하고 험담했던 자신을 반성하게 됩니다.

 

한편 해리엇은 엠마의 사촌이자 오랜 친구인 나이트리 경(조지 나이트리)에게 마음이 생기고 엠마는 그 사실을 듣고 충격을 받습니다. 그동안 자신은 결혼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나이트리를 사랑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나이트리 역시 엠마에게 오래 전부터 애정을 갖고 있었고, 엠마가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자 두 사람은 서로에게 마음을 고백합니다.

 

프랭크와 제인은 결국 공개적으로 약혼을 발표하고, 해리엇은 다시 로버트 마틴과 재회해 진심을 확인하고 결혼합니다.  엠마는 나이트리 경과 결혼하며, 둘은 진정한 사랑과 존중에 기반한 관계로 행복한 결말을 맞습니다.

 

2. 시대적 배경

영화 '엠마'의 시대적 배경은 19세기 초, 영국의 리젠시 시대 (Regency Era)입니다. 이 시기는 제인 오스틴이 실제로 살던 시대이며, 그녀의 대부분의 작품들이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리젠시 시대는 영국 역사에서 왕 조지 3세가 정신병으로 국정 수행이 어려워지자, 그의 아들 조지 왕세자가 섭정을 맡은 시기입니다. 정확히는 1811년부터 1820년까지이지만, 문화적으로는 1795년~1837년까지를 포함해서 '리젠시 스타일'로 보기도 합니다.

 

엠마는 상류층 지주 계급(gentry)의 딸로, 대단한 재산을 가진 미혼 여성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지위를 잘 인식하고 있고, 다른 사람의 결혼 여부나 배우자의 계급에도 깊은 관심을 가집니다. 해리엇 스미스처럼 출신이 불분명하거나 중산층 이하인 인물은, 사랑보다는 사회적 매치를 고려한 결혼이 강조됩니다. 당시 여성에게 결혼은 경제적 안정과 사회적 지위 상승의 거의 유일한 수단이었습니다. 엠마는 예외적으로 스스로 부유했기 때문에 ‘결혼에 관심이 없다’고 말할 수 있었던 여성입니다. 나이트리 경과의 결혼은 단순한 사랑이 아닌, 평등하고 존중에 기반한 관계로 당시 사회에서 매우 이상적인 결말로 여겨졌습니다.

 

배경은 영국의 시골 마을 하이버리 (Highbury)로, 대지주가 여러 농장을 소유하고, 하인들과 소작농, 성직자 등으로 구성된 작은 공동체가 중심입니다. 교양 있는 대화, 식사 자리, 피아노 연주회, 무도회 등 상류층의 사교 문화가 삶의 중심을 이룹니다.

 

3. 총평

2020년작 '엠마'는 제인 오스틴의 고전을 비주얼적으로 섬세하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품입니다. 원작의 풍자적 유머와 사회비판을 유지하면서도, 색감과 연출, 음악, 캐스팅을 통해 스타일리시하고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로 완성되었습니다.

 

파스텔톤 중심의 색감, 완벽하게 구성된 미술 세트, 시대 고증을 충실히 따른 리젠시풍 의상이 눈이 즐거운 영화적 경험을 선사하고 의상 디자이너 알렉산드라 번은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의상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안야 테일러조이는 엠마의 지적이지만 자존심 강하고 때로는 철없는 면모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호평을 받았습니다. 조니 플린의 나이트리 경은 전통적인 남성상보다 더 부드럽고 사려 깊은 연인상으로 묘사되어, 현대 관객의 감정 이입을 돕습니다. 조연인 미아 고스(해리엇), 빌 나이(엠마의 아버지)도 유머와 따뜻함을 동시에 부여합니다.

 

패션·사진 출신인 드와일드는 비주얼 중심의 감각적 연출로 고전 소설을 현대적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성공했으며 유머와 풍자를 과장하거나 희화화하지 않고, 절제된 리듬과 리젠시 시대 특유의 어색한 격식을 잘 살려냈습니다. 엠마의 성장 서사, 계급 문제, 여성의 사회적 위치 같은 원작의 주제들이 영화에서도 충실하게 표현되며, 동시에 관객이 지루하지 않도록 각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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