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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좀비딸(My Daughter is a Zombie, 2025), 코미디, 드라마

by 모락모~락 2025.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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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좀비딸' 줄거리

맹수 사육사로 일하고 있는 정환(조정석)은 열여섯 살의 딸 수아(최유리)와 단둘이 살고 있습니다. 아내는 몇 해 전 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정환은 수아를 위해 억척스럽게 살며 '아빠이자 엄마 역할'까지 도맡아온 인물입니다. 사춘기 딸과의 관계는 쉽지 않지만, 그는 딸을 누구보다도 사랑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수아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증세를 보이며 의식을 잃고 병원에 실려 간 그녀는 의사들에게 ‘좀비 바이러스’ 감염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습니다. 다행히 살아났지만, 그녀의 몸은 인간이 아닌 좀비로 변이되어 있었고, 세상은 이미 감염자들을 격리하거나 제거하고 있었습니다.

 

정부는 수아를 ‘좀비 개체’로 분류하고 격리 대상자로 지정합니다. 감정을 잃었거나 폭력성이 없다고 해도 감염자이기 때문에 예외는 없습니다. 그러나 정환은 딸을 절대 잃을 수 없었고 그는 병원과 격리 시설의 허술한 틈을 타 딸을 몰래 데려와 집에 숨깁니다. 정환은 지하실을 개조해 수아만의 공간을 만들고, 육식 위주의 식사를 챙기며 감정을 자극하는 훈련을 시작합니다. 동물 사육사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수아를 ‘길들인다’는 것은, 단순한 보호를 넘어 ‘인간성 회복’의 가능성을 믿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수아 역시 본능만을 따르며 감정을 전혀 보이지 않았지만 정환은 그녀가 좋아하던 음악을 틀고, 가족사진을 보여주며 기억을 되살리려 합니다. 때로는 아내가 쓰던 향수를 뿌리고,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반복해서 자극을 주자 점차 수아는 예전의 기억을 떠올리는 듯한 반응을 보입니다. 특히 과거 어머니와의 기억이나, 아버지와의 소소한 추억은 눈에 띄게 반응을 이끌어내어 춤을 추고, 음악에 반응하고, 특정 단어에 몸을 멈추는 변화는 정환에게 큰 희망이 됩니다. 그 과정에서 정환의 훈련을 도우려 등장한 이웃들의 인물들도 함께 합니다. 퇴직한 군인, 할머니 이웃, 사회복지사 등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이 독특한 ‘좀비 재활 프로젝트’에 뜻하지 않게 동참하며 작지만 따뜻한 공동체가 형성됩니다.

 

하지만 수아의 존재는 곧 외부에 감지되고, 정부는 ‘좀비 생존 개체’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정환의 집을 감시하기 시작합니다. 정환은 딸을 데리고 이사를 가려 하나 감시망은 생각보다 촘촘하고, 점점 벼랑 끝으로 몰립니다. 특히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좀비의 위험성’을 부각하며 공포를 조장하는데, 수아의 사례가 실명 없이 보도되며 여론이 악화됩니다. 이때 수아가 한 아이를 구하는 사건이 계기가 되면서, 일부 사람들은 좀비도 ‘공존 가능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보게 되지만 정부는 여전히 단호하고, 결국 강제 격리 명령이 떨어집니다.

 

정환은 수아를 데리고 도망치려 하지만, 특수부대가 들이닥치며 둘은 포위되고 혼란 속에서 정환은 딸이 사람을 해치지 않고 마지막까지 아버지로서 자신을 지켜보는 눈빛을 통해, 수아가 인간성을 회복했다는 걸 확신하게 됩니다. 그는 카메라 앞에서 수아와 함께 서서 "딸은 감염자일지언정, 내 가족이고 인간이다"라는 말을 남기며 감정을 드러냅니다. 그 모습은 라이브 방송으로 퍼지고, 일부 시민들은 이에 공감하며 시위합니다. 수아는 끝내 격리 시설로 옮겨지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정환이 수아가 있는 공간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며 그녀가 살아 있다는 걸 확인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그리고 수아가 정환을 향해 작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이름을 중얼거리는 장면으로 영화는 끝납니다.

 

2. 배경

영화는 가까운 미래의 한국을 무대로 합니다. 어느 날 전 세계적으로 퍼진 미확인 좀비 바이러스가 한국 사회에도 큰 충격과 혼란을 일으키며 감염자는 급격히 늘어났고, 정부는 강력한 격리 및 통제 정책을 실시합니다. 감염자 격리와 제거가 최우선 정책이 되면서, 감염자는 사람들의 공포 대상이자 혐오의 상징이 됩니다. 거리에는 군인과 특수부대가 등장하고, 주민들은 불안과 긴장 속에 살게 됩니다. 이로 인해 일상적인 사회 질서도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영화의 주요 무대인 정환과 수아가 사는 주택가와 집 내부, 특히 지하실은 이 혼란 속에서도 아버지와 딸이 은밀하게 서로를 지키는 공간으로 그려집니다. 가족이라는 최소 단위 안에서 벌어지는 따뜻한 이야기와 대비되며, 사회의 차가운 시선과 격리 정책과 강한 대비를 이룹니다. 정부는 감염자 생존자를 단호하게 격리하거나 제거하려 하며, 매스미디어는 공포를 조장하는 보도를 이어갑니다. 이 과정에서 ‘좀비딸’ 수아는 단순한 감염자를 넘어 ‘가족’으로서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 나갑니다. 이 배경은 영화가 좀비라는 소재를 통해 현대 사회의 가족 문제, 차별, 공포, 그리고 연대를 이야기하는 데 중요한 토대가 됩니다.

 

3. 총평

'좀비딸'은 좀비 바이러스로 인한 혼란이라는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가족애와 부성애 중심의 코미디 드라마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조정석의 진심 어린 연기가 작품에 깊이를 더하며, 아버지로서 딸을 지키려는 절실한 마음과 인간적인 고민이 관객에게 진하게 전달됩니다.

 

이 영화는 전통적인 좀비 영화에서 볼 수 있는 공포와 액션 대신, 감동과 유머, 그리고 사회적 메시지에 집중합니다. 특히 ‘비정상’이라 규정된 존재도 가족의 사랑과 이해를 통해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다는 따뜻한 메시지가 강하게 울려 퍼집니다. 또한, 현실적이면서도 섬세한 사회 풍자와 가족 간의 애틋한 관계 묘사는 관객들로 하여금 ‘좀비’라는 장르적 틀을 넘어 보편적인 가족 이야기에 공감하게 만듭니다. 다만, 과도한 코미디 요소가 때로는 감동의 깊이를 희석시키는 부분도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균형을 잘 맞춘 편입니다. '좀비딸'은 가족과 사랑, 그리고 사회적 통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으로, 좀비 영화 팬뿐 아니라 가족 드라마를 좋아하는 관객에게도 추천할 만한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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