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디아볼릭' 줄거리
프랑스의 한 낡은 기숙학교. 학교의 교장인 미셸 들라살(Michel Delassalle)은 폭군적인 인물로, 아내 크리스티나(Cristina)에게는 냉정하고 폭력적이며, 정부인 니콜(Nicole)에게도 강압적입니다. 크리스티나는 심장병을 앓고 있으며, 재산을 가진 유일한 인물로 학교 자금도 그녀가 대고 있습니다.
미셸에게 시달리는 두 여성, 정식 아내 크리스티나와 정부 니콜은 처음에는 서로 적대적이지만, 미셸에게 받는 학대가 공통점임을 깨닫고 그를 죽이기로 결심합니다.
니콜이 설계한 완벽한 계획은
- 크리스티나는 심장병에도 불구하고 남편을 니콜의 집으로 유인.
- 니콜이 준비한 수면제를 탄 술을 마시게 함.
- 욕조에서 미셸을 익사시킴.
- 시신을 기숙학교의 더러운 수영장에 버려 사고로 위장.
이들은 미셸이 실종된 것처럼 가장하고, 경찰도 관여하지 않게 조심스럽게 행동합니다.
며칠 후부터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 수영장에 떠올라야 할 시체가 사라짐.
- 학생 중 한 명이 미셸을 봤다고 주장.
- 크리스티나는 정신적으로 점점 불안정해지고, 환각에 시달립니다.
- 죽은 미셸의 정장과 소지품이 되돌아옴.
사건을 수사하는 전직 경찰 '피체'가 등장하며, 주변 사람들을 조사하고 두 여성의 행적도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니콜과 미셸은 공모자였습니다. 이 모든 공포와 환각은 크리스티나를 심장발작으로 죽게 하려는 계략이었죠. 니콜은 크리스티나를 친구처럼 위장해 접근했고, 미셸과 함께 '가스라이팅'을 통해 그녀의 불안정한 심리를 흔들어 사망하게 만들려 한 것입니다.
그러나 계획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무너집니다.
- 크리스티나는 결국 두 사람의 음모를 알아차리고 반격합니다.
- 마지막 장면에서 미셸이 욕조에서 진짜로 죽은 채 발견되며, 경찰이 도착합니다.
- 크리스티나는 죽지 않았으며, 니콜은 충격에 빠지게 됩니다.
2. 시대적 배경
작품 배경은 1950년대 중반의 프랑스 지방에 위치한 기숙학교입니다. 이 배경은 영화가 만들어진 동시대인 전후 프랑스(제2차 세계대전 이후)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보수적인 권위주의 사회: 기숙학교라는 배경 자체가 상징적입니다. 교장은 절대 권력을 가진 존재로, 남성 중심적 위계 구조를 드러냅니다. 남성 교장(미셸)은 아내와 정부 둘 다를 지배하려 하며, 여성은 육체적·정신적으로 종속된 존재로 묘사됩니다. 기숙학교와 그 안의 관계는 외부 세계와 단절된 작은 사회처럼 기능하여, 긴장과 억압의 무대를 제공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1939–1945) 이후 프랑스는 국가 재건과 권위의 재정립 시기에 있었습니다. 나치 점령과 레지스탕스의 경험은 많은 사람들에게 도덕적 모호성과 불신을 남겼습니다. 전쟁을 겪은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피로하고, 인간의 잔혹성과 이중성을 체험한 상태였죠. '디아볼릭'은 알프레드 히치콕 이전에 이미 심리 서스펜스의 정수를 보여준 작품으로, 할리우드와 유럽 영화계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클루조 감독은 당시 냉전기의 의심, 배신, 권력 관계 같은 사회적 정서를 은유적으로 드러냈습니다.
3. 총평
섬세한 심리 묘사와 긴장감이 등장인물의 내면 불안, 죄책감, 공포를 매우 정교하게 연출되고 과장된 음악이나 액션 없이도, 정적인 공간에서 강한 긴장감을 유지했습니다. 관객의 추리와 기대를 철저히 이용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예측 불가능한 흐름을 유지합니다. 영화는 이후 히치콕의 '싸이코'나 샤말란의 '식스 센스'등 반전 영화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학교, 욕조, 수영장 등 익숙하고 일상적인 공간이 심리적 감옥처럼 변해가는 연출이 뛰어나고 소음, 정적, 그림자 등을 이용한 무음(無音) 공포가 인상적입니다. 두 여성이 단순히 피해자가 아닌 능동적인 계획자로 설정되어 당시로서는 매우 파격적이며 동시에 남성 권력의 폭력성과 위선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흑백 영화, 느린 전개, 대사 중심의 구성이 현대 관객에게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고 극단적인 감정의 변화와 몇몇 장면은 오늘날 기준으로는 다소 연극적일 수 있지만 이는 1950년대 영화 문법을 감안하면 전혀 단점이 아니며, 오히려 클래식한 매력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 히치콕은 이 작품의 영화화 판권을 놓친 것을 후회했고, 이후 '싸이'코에 영감을 받아 만들었습니다.
- 영화가 끝난 후 클루조 감독은 “절대 결말을 말하지 말라”는 비밀 유지 자막까지 넣어 관객의 몰입을 배가시켰죠.
'디아볼릭'은 반전 스릴러라는 장르에 있어 지금도 따라잡기 어려운 고전입니다. 극단적으로 억눌린 환경에서 벌어지는 인간 심리의 무너짐과 교묘한 속임수는 현대 영화와 비교해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세련된 미학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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