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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맨 프롬 어스>, 한 장소에서 벌어지는 14000년의 논쟁

by 모락모~락 2025.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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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평생을 교수로 살다 갑자기 이사를 결정한 존 올드맨의 송별회로 시작됩니다. 역사학, 생물학, 고고학, 종교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이자 존의 동료들이 그의 집으로 모여 작별 인사를 나눕니다. 화기애애했던 분위기 속, 존은 동료들의 끈질긴 질문에 결국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습니다. 그는 자신이 1만 4천 년 동안 살아온 크로마뇽인이라고 고백합니다. 이 황당한 주장에 처음에는 모두가 농담이라 생각하고 웃어넘기지만, 존은 구석기 시대부터 인류의 역사를 직접 겪어온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사실들을 풀어놓기 시작합니다.

 

그의 이야기가 계속될수록 동료들의 의심과 반박은 점점 더 거세집니다. 역사학자는 그가 언급하는 역사적 사실의 오류를 지적하고, 종교학자는 그의 이야기가 기독교 교리에 위배된다며 강력히 반발합니다. 정신과 의사는 그를 심리학적으로 분석하며 환자 취급을 하기도 합니다. 존은 이 모든 질문에 논리적으로 반박하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습니다.

 

그는 붓다의 제자가 되어 가르침을 받았고, 5세기경에는 예수의 정체로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며, 고흐를 만난 일화까지 풀어놓습니다. 그가 말하는 역사는 우리가 아는 지식과 조금씩 다르지만, 그는 그 시대의 정황과 사람들의 심리를 정확히 묘사하며 동료들을 혼란에 빠뜨립니다. 결국, 존의 이야기는 모두를 충격과 혼란에 빠뜨리고, 한 동료는 존이 자신의 친아버지였다는 사실을 깨닫고 정신을 잃습니다. 모든 논쟁이 끝나고 동료들이 떠난 뒤, 존은 홀로 남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자신의 차를 타고 어디론가 향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1만 4천 년을 살아온 남자의 이야기, <맨 프롬 어스>를 만나다

SF 영화라고 하면 화려한 CG, 우주 전쟁, 외계인의 침공 같은 거대한 스케일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여기, 단 한 곳의 공간에서 1만 4천 년을 살아온 한 남자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맨 프롬 어스(The Man from Earth)'입니다.

 

이 영화는 은퇴를 앞둔 대학교수 '존 올드맨'이 갑작스럽게 이사를 준비하며 시작됩니다. 그의 동료 교수들이 작별 인사를 위해 모인 자리, 존은 자신이 1만 4천 년 동안 살아온 구석기 시대의 크로마뇽인이라고 고백합니다. 그 순간, 평범했던 모임은 인류의 역사와 종교, 과학을 넘나드는 치열한 토론장으로 변모하죠.

 

'맨 프롬 어스'는 다른 SF 영화와 달리 특수효과나 폭발 장면이 전혀 없습니다. 오직 대사와 인물들의 심리만으로 극을 이끌어갑니다. 존의 이야기는 터무니없지만, 동료 교수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논리적으로 답하며 신빙성을 더해갑니다. 역사학자, 생물학자, 고고학자, 종교학자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던지는 질문은 곧 우리가 가졌을 법한 의문이 됩니다.

 

과연 그는 정말 1만 4천 년을 살아온 것일까요? 아니면 그저 천재적인 거짓말쟁이에 불과할까요? 영화는 관객에게 정답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대신 우리를 이 흥미로운 토론에 참여하게 만들죠. 1시간 30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 동안, 당신은 상상력의 한계를 시험하고, 인류의 역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화려함 대신 깊은 사유와 지적 유희를 선사하는 영화, '맨 프롬 어스'. 조용히 혼자 생각할 거리를 찾고 있거나, 색다른 SF 영화를 경험하고 싶다면 꼭 한번 이 작품을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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