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름다운 것은 먼 곳에 있다' 줄거리
황량한 사막 같은 미래의 세계.
이야기는 한 남자, 레너트(조셉 크로스)와 그가 수리 중인 고장 난 여성형 로봇 ‘수잔’, 그리고 우연히 동행하게 된 젊은 여성 롤라의 여정을 따라 갑니다.
레너트는 자신만의 목표를 향해 여행 중입니다. 그는 '물의 근원'이라고 불리는 신화적 장소를 찾아 떠나고 있는데, 이 물의 근원은 사람들에게 구원과 삶의 의미를 줄 수 있는 어떤 장소 혹은 존재로 묘사됩니다. 그는 여행 중 만난 고장 난 여성 로봇 '수잔'의 부품을 찾으며, 그녀를 수리하려고 합니다. 로봇과 대화를 나누는 레너트는 마치 외로움 속에 친구를 붙잡듯, 그녀와 소통하며 감정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그러던 중, 정체불명의 젊은 여성 롤라가 등장합니다. 그녀 역시 어디론가 향하고 있으며, 레너트와 동행하게 됩니다. 롤라는 강인하고 솔직한 성격으로, 레너트의 외로운 여행에 혼란과 활기를 불어넣습니다. 처음엔 서로를 경계하던 두 사람은 점차 각자의 고통과 상처를 나누며 관계를 맺게 됩니다.
사막을 헤매는 이들의 여정은 단순한 탐험이 아니라, 인간성, 감정, 의미의 회복에 대한 여정입니다. 인간과 기계, 현실과 환상, 외로움과 연대가 교차하는 이야기 속에서, ‘모든 아름다운 것은 먼 곳에 있다’는 말처럼 그들은 끝없는 지평선 너머 희망과 아름다움을 향해 나아갑니다.
2. 시대적 배경
이 영화는 구체적인 연도나 지리적 위치가 명시되지 않은 미래를 배경으로 합니다. 그러나 그 시대의 특성은 영화 속 분위기와 설정을 통해 암시됩니다. 세상은 황폐해져 있으며, 식물도 물도 보기 힘든 불모의 땅이 대부분입니다. 도시, 사회, 문명적 체계는 보이지 않고, 주인공들은 사막 같은 지역을 도보로 떠돌며 생존해야 합니다. 이는 문명이 거의 무너졌거나, 혹은 인류가 떠난 외딴 행성일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이 영화의 독특한 점은 고도화된 미래 배경임에도 기술이 거의 보이지 않는 점입니다. 기계는 존재하지만 낡았고, 리어더는 손수 로봇을 수리할 정도로 DIY적 생존 기술을 갖고 있으며, 전자기기보다는 기계적 장치나 아날로그 방식에 의존합니다. 이러한 점은 일반적인 SF 영화처럼 고도로 발전한 미래가 아닌, 쇠퇴한 미래, 혹은 문명 이후의 시대(Post-Civilization Era)라는 분위기를 형성합니다.
시간과 공간이 구체적이지 않은 것도 특징입니다. 이 세계가 우리의 미래인지, 다른 차원의 세계인지, 혹은 하나의 은유적 꿈속인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영화는 단순한 SF보다는 우화적이고 철학적인 무대로 작동하며, 인물들의 여정을 통해 존재와 의미를 탐색하게 만듭니다.
3. 총평
영화는 사막 한가운데서 펼쳐지는 단출한 여정을 통해, 삶의 목적, 고독, 사랑, 기계와 인간의 경계 같은 주제를 천천히 묵직하게 던집니다. 대사보다 풍경과 침묵, 시선이 이야기하는 영화입니다. 황량한 풍경 속에서 감성적인 색감과 조용한 사운드 디자인이 몽환적이고 시적인 분위기를 만듭니다. 소품과 세트는 저예산임에도 기발하고 창의적이며, 세계의 황폐함과 인물들의 감정 상태를 직관적으로 보여줍니다.
조셉 크로스는 내면의 고독과 집착, 의지를 담담하게 표현하고, 로사 살라자르는 날 것 같은 인간미와 에너지를 더해줍니다. 로봇 ‘수잔’의 무표정함조차 감정을 투영하게 만듭니다. 느린 전개와 설명 없는 설정은 일부 관객에게는 난해하거나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고명확한 사건 중심 줄거리보다 상징과 정서의 흐름에 집중해야 진가를 느낄 수 있는 영화입니다.
'Everything Beautiful Is Far Away'는 SF 장르의 외형을 빌려, 실은 인간 존재와 관계, 희망에 관한 시적 사유를 그리는 작품입니다. 대중적인 SF 블록버스터와는 전혀 다르며, 테렌스 멜릭, 짐 자무쉬,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스타일의 사유적 영화들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특히 권할 만합니다.
이 영화는 '진짜 아름다움은 가까운 곳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찾기 위해 떠나야만 비로소 보이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아주 조용하고도 깊게 들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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