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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앤 해서웨이의 광기! 아이들을 쥐로! 로알드 달의 잔혹 동화 <더 위치스>

by 모락모~락 2025.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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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는 당신 옆집에 산다!

이 영화는 부모를 잃은 소년 '토마스'(또는 루크)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현명한 할머니와 함께 살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할머니는 마녀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그들이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 숨어 살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마녀들은 특히 '깨끗한 냄새'가 나는 아이들을 극도로 싫어하며, 달콤한 사탕과 초콜릿으로 아이들을 유인해 동물로 변신시키는 끔찍한 취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클라이맥스는 토마스와 할머니가 머물게 된 호텔에서 전 세계 마녀들의 우두머리인 '그랜드 하이 위치(Grand High Witch, 앤 해서웨이 분)'가 주재하는 정기총회가 열리면서 시작되죠. 그들의 목표는 전 세계 아이들을 단숨에 '쥐(생쥐)'로 만들어버릴 특제 묘약을 이용해 '아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마녀들의 계획을 엿듣게 된 소년은 결국 마법에 걸려 쥐로 변하지만, 할머니와 함께 쥐의 몸으로 마녀들의 음모를 막아내기 위한 용감한 모험을 펼칩니다.

 

로알드 달의 잔혹한 동심

이 영화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탄탄한 원작과 함께 참여한 초호화 제작진 때문입니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작가로 유명한 로알드 달의 작품답게, 《더 위치스》 역시 겉보기엔 판타지이지만 그 속에는 사회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와 권선징악, 그리고 다소 잔혹하고 기괴한(Grotesque) 표현이 녹아 있습니다. 순진한 동화의 틀을 깨고 현실의 불합리함과 어두운 이면을 꼬집는 달 특유의 스타일이 영화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 제작진 라인업:
    •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 (Robert Zemeckis) - 《백 투 더 퓨처》, 《포레스트 검프》
    • 제작/각본: 길예르모 델 토로 (Guillermo del Toro) - 판타지 컬트물의 대가
    • 제작/각본: 알폰소 쿠아론 (Alfonso Cuarón) - 《그래비티》

이름만 들어도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거장들이 모여, 1990년 니콜라스 로에그 감독의 클래식 영화를 30년 만에 새로운 시각과 기술로 재해석했습니다.

 2020년판을 둘러싼 '뜨거운 감자'

2020년판 《더 위치스》는 화려한 비주얼과 앤 해서웨이의 광기 어린 연기로 찬사를 받았지만, 원작 및 1990년판과의 차이점과 논란으로 인해 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1990년판의 안젤리카 휴스턴에 이어 '그랜드 하이 위치'를 맡은 앤 해서웨이는 끔찍하리만치 과장된 분장과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개봉 직후 뜻밖의 논란에 휩싸입니다. 바로 '마녀의 손가락' 묘사 때문이었습니다.

  • 1990년 원작 영화에서는 마녀가 장갑을 벗으면 네 손가락이 드러나는 것으로 묘사되었지만,
  • 2020년 리메이크작에서는 마녀들이 장갑을 벗었을 때 '손가락이 세 개'인 모습(또는 사지 결손된 모습)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이 묘사는 선천성 사지 결손 등 신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비하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장애인 커뮤니티로부터 강하게 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워너 브라더스 측은 "고양이의 구부러진 발톱에서 영감을 받은 비인간적인 생명체를 표현하려 했을 뿐, 장애인을 묘사하거나 비하할 의도는 없었다"고 공식 사과했습니다. 주연 배우인 앤 해서웨이 역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캐릭터의 외형과 사지 기형을 연결 짓지 못했다"며 고통을 준 점에 대해 반성하고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논란은 단순히 흥미를 위한 시각적 요소가 사회적 민감성을 고려해야 하는 현대 영화 제작 환경에서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아 있습니다.

 

단순한 동화를 넘어, 마녀의 역사를 새로 쓴 작품

《더 위치스》는 로알드 달의 원작이 가진 독특하고 냉소적인 매력을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화려한 영상 기술과 결합한 작품입니다. 마녀들의 기괴한 외모와 사탕으로 아이들을 유혹하는 설정은 어른들에게는 풍자적인 공포로, 아이들에게는 기발하고 짜릿한 상상력으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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