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니시에이션' 줄거리
주인공 ‘스즈키’(Side A에서는 칸로 모리타 분으로 등장)는 치과 위생사 마유(아츠코 마에다 분)와 대학 합동 모임에서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운동 부족에 내성적인 그는 마유에게 반해 ‘타쿤’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더욱 잘 보이기 위해 꾸준히 외모와 태도를 개선하기 시작하죠. 두 사람은 독서 취향을 공유하며 천천히 가까워지며, 풋풋하지만 진실된 로맨스를 나눕니다.
스즈키(Takkun)는 졸업 후 도쿄 본사로 직장 발령을 받으며, 마유와는 장거리 연애를 시작합니다. 그러나 매주 주말 시즈오카 방문도 점차 부담이 되죠. 도쿄에서 스즈키는 동료 미야코(키무라 후미노 분)를 만나며 그녀의 세련됨과 성숙함에 점차 매료됩니다. 두 여성 사이에서 그의 감정은 흔들리기 시작하고, 두 사람 간의 거리감과 변화가 명확히 드러나며 관계는 서서히 삐걱거리기 시작합니다.
스즈키는 마유에게 거짓말을 하며 관계를 유지하지만, 점차 이중생활이 무너질 조짐을 보입니다. 한편, 미야코와의 관계는 더욱 가까워지며, 동료들과 어울리는 삶이 ‘새로운 스즈키’의 모습을 형성해 갑니다. 이 시점부터 마유의 행동도 미묘하게 변하기 시작합니다. 연락이 집착적으로 느껴지거나, 과거와 다른 모습이 비춰지며 관객의 시선이 흔들리는 연출이 등장합니다.
영화는 스즈키의 감정이 복잡하게 얽힌 상황에서, 마유가 도쿄로 올라와 예고 없이 그를 찾아오는 장면을 전개하며 긴장감을 끌어올립니다. 스즈키는 이 상황에서 미야코와 마유 사이에서 위태롭게 줄타기를 하며 둘 중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 결정의 순간에 놓입니다.
2. 배경
정확히는 1987년~1988년 무렵, 버블 경제가 한창이던 시기의 일본입니다. 이 시기는 일본이 경제적으로 매우 활황이던 때로, 젊은이들은 취업이 잘되고, 유흥문화와 소비문화도 화려하게 번성하고 있었죠. 영화 곳곳에는 그 시절의 음악, 패션, 디스코, 잡지, 식문화, 자동차 등 시대적 디테일이 재현되어 있어, 당시 청춘들의 ‘순수한 연애 감성’을 생생하게 드러냅니다.
주인공 스즈키와 마유가 처음 만나 연애를 시작한 시즈오카는 지방 중소도시 특유의 조용하고 소박한 분위기. 순수하고 따뜻한 이미지의 공간이며 도쿄는 취업 후 이동하는 대도시로 복잡하고 세련되며, 유혹과 변화가 많은 공간입니다. 그의 정체성이 바뀌고,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는 상징적 곳입니다. 두 공간은 단순한 위치적 차이뿐 아니라, ‘첫사랑’과 ‘성장 후의 선택’, 순수함과 현실적 유혹을 상징적으로 대비시키는 장치입니다.
영화 내에는 80년대 인기곡들이 자주 삽입되며, 당시의 유행을 느끼게 해줍니다. 디스코 클럽, 테이프 레코더, 당시의 패션 브랜드 등도 철저히 고증되어 있습니다. 이 영화의 반전은 "언제, 어디서 벌어졌는가" 라는 시점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도록 연출되어 있으며, 시즈오카와 도쿄, 그리고 과거와 현재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게 함으로써 관객이 자연스럽게 속게 만드는 효과를 유도합니다.
3. 총평
한 인물의 사랑을 중심으로 두 가지 상반된 시공간과 감정선을 나누어 보여주는 독특한 구성으로 첫사랑의 설렘(Side A)과 성인의 갈등& 유혹(Side B)을 대조적으로 배치해서 관객이 무심코 빠져드는 구조 속에서 마지막에 모든 것이 재해석되는 묘미를 줍니다.
라스트 몇 분간의 반전은 기존의 러브스토리를 완전히 뒤집는 수준인데 관객의 기억과 해석을 전복시키며 “한 번 더 보고 싶게 만드는” 강한 인상 남깁니다. 스포일러를 피하고 보면 매우 높은 충격과 만족감 제공하는 영화로 일본 80년대 문화를 아는 관객에게는 레트로 감성의 공감력 큽니다. 관객을 속이기 위한 구조 탓에, 일부 장면은 캐릭터의 감정 변화가 다소 인위적으로 보일 수 있으며 시간 흐름이나 인물 묘사가 일부러 불명확하게 편집되어 있어, 반전을 모르면 혼란을 느낄 수 있지만 무척이나 매력적인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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