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사진작가의 꿈을 접고 현실에 안주하던 하루토가 신인 미용사 미사키를 만나면서 시작됩니다. 벚꽃이 휘날리는 화사한 봄날, 하루토는 미사키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사진작가라는 거짓말을 하게 되죠. 비록 거짓말로 시작했지만, 꿈을 포기한 모습에 실망하는 미사키의 모습은 하루토에게 큰 자극이 됩니다. 하루토는 용기를 내어 다시 꿈을 향해 나아가고, 결국 두 사람은 각자의 자리에서 어엿한 사진기사와 미용사로 성장하며 달콤한 사랑을 키워나갑니다. 그들의 미래는 영원한 봄날 같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 행복은 너무나 짧았습니다. 미사키가 남들보다 수십 배 빠르게 늙어가는 희귀병, 조로증(早老症)에 걸린 것입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지만, 미사키는 하루토 앞에서는 늘 밝게 웃어주려 노력했습니다. 병세가 깊어지자, 미사키는 하루토를 위해 잔혹한 결정을 내립니다. 빠르게 늙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하루토를 보내주기로 한 것입니다. 결국 그녀는 몸조차 제대로 가눌 수 없는 할머니가 되어 하루토의 곁을 떠나고, 하루토는 갑작스러운 이별에 힘들어합니다.
시간이 흐른 뒤, 미사키의 오빠인 타카시로부터 모든 진실을 알게 된 하루토는 망설임 없이 미사키를 찾아갑니다. 그는 매일같이 찾아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녀의 곁을 지킵니다. 그리고 하얀 눈이 벚꽃처럼 휘날리던 어느 겨울날, 하루토는 첫 개인 사진전을 엽니다. 전시된 모든 사진은 미사키와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장소들이었습니다. 미사키는 오빠의 말에 용기를 얻고 전시회장에 도착하지만, 두 사람은 아쉽게도 엇갈리고 맙니다.
영화의 마지막은 가장 가슴 아픈 장면을 남깁니다. 미사키가 떠난 후, 그녀의 방을 둘러보던 하루토가 익숙한 벚꽃색 모자를 발견하게 되면서, 자신이 곁을 지키고 보아왔던 할머니가 바로 사랑하는 미사키였다는 충격적이고 슬픈 진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 영화는 시간을 거슬러야 했던 한 여인과, 그녀를 향한 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려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외면이 변해갈지라도 내면을 바라보는 진실한 사랑의 가치를 되새기게 해주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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