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움직이는 그림책 같습니다. 웨스 앤더슨 감독 특유의 대칭적이고 완벽한 미장센, 파스텔 톤의 화사한 색감은 영화의 모든 장면을 마치 한 폭의 엽서처럼 아름답게 만들어냅니다. 빈티지하면서도 따뜻한 파스텔 톤의 색채가 섬의 풍경과 아이들의 순수한 감성을 극대화합니다. 인물을 중앙에 배치하거나 좌우 대칭을 이루는 독특한 구도는 이 이야기가 현실이 아닌, 감독이 창조한 인형의 왕국 속 동화처럼 느껴지게 만듭니다.
시각적인 즐거움만으로도 이미 볼 가치가 충분한 영화입니다.
주인공은 위탁 가정을 전전하는 고독한 카키 스카우트 문제아 '샘'과, 부유하지만 외로운 자신만의 세계에 갇힌 소녀 '수지'입니다. 이 외로운 열두 살 소년 소녀는 펜팔을 통해 서로의 외로움과 상처를 나누고, 마침내 '함께' 행복해지기 위해 세상으로부터의 도피를 결심합니다. 샘은 정글도와 코펠을 챙긴 노련한 카키 스카우트의 면모를 보여주고, 수지는 아버지의 쌍안경과 짐 가방 가득 숨겨온 좋아하는 책들을 들고 따라나섭니다.
둘이 함께 떠난 이 도피는 어른들의 눈에는 '실종 사건'이지만, 그들에게는 '둘만의 왕국', 즉 '문라이즈 킹덤'을 찾아가는 모험이자, 세상에 대한 가장 솔직하고 용감한 반항입니다. 그들의 순수하고 애틋한 사랑은 부적절함과는 거리가 먼, 어른들의 시선으로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가장 순수한 형태의 로맨스를 보여줍니다.
이 영화의 매력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그들을 쫓는 개성 강한 어른들에게도 있습니다. 브루스 윌리스, 에드워드 노튼, 빌 머레이, 틸다 스윈튼 등 화려한 캐스팅은 각자의 외로움과 결핍을 안고 아이들을 뒤쫓습니다. 어른들은 대책 없고 아이들은 어른 같습니다. 이 잔혹 동화 같은 현실에서, 영화는 결국 외로운 소년 샘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샤프 소장(브루스 윌리스)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어른의 역할에 대해 잔잔한 질문을 던지며 따뜻한 힐링을 선사합니다.
웨스 앤더슨 감독의 마법 같은 영화, <문라이즈 킹덤(Moonrise Kingdom)>은 보는 이의 마음속에 숨겨진 동심과 낭만을 한껏 자극하는 특별한 작품입니다. 1965년 여름, 뉴 펜잔스라는 작은 섬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기상천외한 실종사건을 블로그 독자 여러분께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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