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패터슨' 줄거리
뉴저지 주의 소도시 ‘패터슨’에 사는 버스 운전사 ‘패터슨’은 매일 규칙적인 일상을 보냅니다. 아침에 일어나 곁에 누운 아내 로라를 바라보고, 조용히 아침을 먹고 출근해 버스를 운전합니다. 점심시간에는 도시락을 먹으며 시를 씁니다. 하루 일을 마친 뒤에는 반려견 마빈과 산책을 나서고, 동네 바에서 맥주 한 잔을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그의 아내 로라는 몽환적이고 예술적인 감성을 가진 인물로, 흑백 무늬로 집을 꾸미고 컵케이크 가게를 열거나 음악가가 되겠다는 새로운 꿈을 이야기합니다. 그녀는 패터슨의 시를 사랑하고, 시집을 내보자고 설득합니다. 하지만 패터슨은 조용히 시를 쓰는 현재에 만족하고, 시를 세상에 내보일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큰 사건이 없는 그의 일상에 변화가 찾아옵니다. 외출한 사이 마빈이 그의 시 노트, 그동안 정성껏 써온 시들이 담긴 단 하나뿐인 노트를 갈기갈기 찢어놓은 것입니다. 충격과 상실감에 빠진 패터슨은 며칠 동안 깊은 침묵에 잠깁니다. 그러나 일요일, 공원에서 한 일본인 시인을 만나게 되면서 그는 새로운 영감을 얻게 됩니다. 그 시인은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를 좋아하며, 패터슨에게 새 노트 한 권을 건넵니다. 패터슨은 조용히 그 노트를 펼치고, 다시 시를 쓰기 시작합니다.
2. 배경
영화 '패터슨'의 시대적 배경은 2010년대 중반의 현대 미국, 그중에서도 '뉴저지 주의 소도시 '패터슨(Paterson)'입니다. 스마트폰, 디지털 기술,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현대 사회로, 영화 속 인물들도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고 현대적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인공 패터슨은 손글씨로 시를 쓰고, 아날로그 시계를 차며, 규칙적인 루틴을 지키는 등 현대 속에서도 고전적인 삶의 방식을 고수합니다. 이처럼 영화는 현재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시간이 멈춘 듯한 고요하고 정적인 분위기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소박하고 반복적인 일상이 가진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패터슨'의 시대적 배경은 현대 사회의 틀 안에서 과거적 감성과 철학적 사유가 공존하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총평
'패터슨'은 일상의 반복 속에서 피어나는 시적 순간을 담아낸, 조용하고 사색적인 영화입니다. 겉으로는 아무 사건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예술, 사랑, 자아, 침묵, 감정의 진폭이 고요하게 흐릅니다. 짐 자무시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평범함의 위대함'을 말합니다. 주인공은 시를 쓰지만, 시인이 되려 하지 않으며, 삶을 기록하지만 세상에 드러내지 않습니다. 마치 도시의 소음 속에서 들려오는 아주 작은 음악처럼, 이 영화는 관객에게 귀 기울이고 기다릴 줄 아는 감성을 요구합니다. 배우 아담 드라이버는 절제된 연기를 통해 ‘패터슨’이라는 인물을 깊이 있게 표현해내며, 관객이 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만듭니다. 또한 영화 전반에 흐르는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의 시 정신은 영화 그 자체가 한 편의 긴 시처럼 느껴지게 합니다. 이영화는 사건 중심의 영화를 선호하는 관객에게는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고 감정 표현이 잔잔해 몰입이 어려울 수 있다는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고 섬세한 연출과 일상을 시처럼 포착하는 서사, 반복의 미학과 철학적 울림으로 다가오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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